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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숨통 텄지만, 아직은…"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시장 반응<br>용적률완화 기대 못미쳐…매수문의 없이 여전히 썰렁

“숨통이 조금 트이는 정도이지 강남 재건축 시장 전체가 활성화되기에는 역부족이에요.” 국토해양부가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소형ㆍ임대 의무건립비율 및 조합원 자격 양도에 관한 규제완화를 발표한 이튿날인 11일 오후 강남 재건축단지들은 전반적으로 ‘썰렁’한 모습이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거주하는 안모(62)씨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중개업소에 나와봤는데 ‘역시나’네요”라며 기대와 달리 대책발표 이후에도 잠잠한 시장 모습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대치동 부동산마트공인중개사의 강봉대 대표는 “간간이 시장 분위기를 물어보는 매도자들은 있어도 매수문의는 전무한 상황”이라며 “꺾일 대로 꺾인 재건축 시장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데는 이번 조치가 상당히 미흡하다”고 말했다. 다른 재건축 단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코아셋송파공인중개사의 최명섭 대표는 “올 상반기 급매물을 중심으로 한 가격하락세가 일부 완화될 수는 있어도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될 만큼 경기가 침체돼 있고 고가주택에 대한 세부담 및 대출규제 등으로 매수자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완화 수준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다. 강남구 개포동 청룡공인중개사의 한 관계자는 “소형ㆍ임대 의무건립비율 완화보다 더욱 시급한 것은 용적률 완화”라며 “현재 용적률이 200%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는 강남개포주공 고층단지의 경우 1대1 재건축이 불가피해 수익성이 나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조합원 자격 양도를 가능하게 해줄 경우에도 오히려 매물처분을 원하는 물량이 대거 쏟아져나오면서 재건축 가격을 끌어내릴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조치를 본격적인 재건축 규제완화에 대한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있다. 강남 재건축 단지 중 비교적 사업추진 단계가 빠르고 가격이 저렴한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의 경우 일부 매도자들이 매물회수 움직임을 보이며 기대에 차 있는 모습이다. 민대성 부동산서울랜드 대표는 “일부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가 2,000만원가량 올랐다”며 “110㎡형대의 가격이 8억원 초반선까지 빠진 상황이라 매도자들 사이에 저평가 인식이 있고 추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 이후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로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팀장은 “이번 조치가 재건축 시장의 분위기 파악을 위해 정부가 ‘애드벌룬식’으로 띄워놓은 성격이 강해 본격적인 재건축 규제완화를 위한 신호탄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센터장 역시 “강남 재건축의 경우 대기 수요자들은 여전히 풍부한 상황이라 가격이 올초 수준으로 회복하는 지지기반을 형성할 것”이라면서도 “종부세 및 양도세 등 각종 세부담과 대출규제 등 각종 규제에 묶여 과거와 같은 상승국면에 진입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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