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모펀드, 금융시장 주역 부상 '고수익' 무기로 거액 몰려… 2년새 규모 2배로 늘어막강한 자금력 내세워 기업사냥도 잇달아일부 "단기차익 중시 기업에 害" 우려소리도 뉴욕=서정명 특파원 vicsjm@sed.co.kr 미국 월가(街)의 사모펀드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주역으로 등장했다. 사모펀드는 특히 '고수익'을 무기로 투자 안정성을 중시하는 연금과 공무원 펀드의 거액자금까지 끌어들이면서 월가에서 절대강자의 위치를 굳혀가고 있다. 19일 미국 씨티그룹에 따르면 사모펀드 규모는 지난해 1,396억 달러로 2003년에 비해 2배나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주식형 뮤추얼펀드에 유입된 1,358억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사모펀드는 이처럼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전세계 기업인수합병(M&A) 시장에서 왕성한 식욕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사모펀드들은 인베스트그룹이 자동차렌트 회사인 허츠와 정보통신 업체인 선가드데이터를 각각 150억 달러와 113억 달러에 사들였으며, 글로벌토이스가 아동용품 업체인 토이저러스를 66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사업영역을 불문하고 마구잡이로 기업사냥에 나서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사모펀드 성장세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지난 88년 사모펀드 콜버그크라비스가 RJR나비스코를 사상 최대인 251억 달러에 인수한 것을 능가할 초대형 거래가 속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가 통계에 따르면 사모펀드가 주도한 미국기업 바이아웃 규모는 2001년 220억 달러, 2002년 445억 달러, 2003년 556억 달러, 2004년 1,173억 달러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고, 지난해의 경우 1,584억 달러로 사상최대 기록을 세웠다. 바이아웃 건수도 2001년 248건에서 2004년 531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62% 크게 늘어난 858건을 나타냈다. 이처럼 사모펀드로의 '돈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안정성 위주로 자금을 운영해왔던 연금펀드의 자금까지 사모펀드로 몰리고 있다. 2004년의 경우 연금펀드 중 사모펀드 투자비중은 0.9%였지만 지난해에는 1.6%로 2배 가량 늘어났다. 그러나 월가 일각에서는 사모펀드의 비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월가의 한 관계자는 "내재가치에 비해 경영이 부실한 기업들에게 위기감을 조성해 주주의 이익을 보호해 주는 순기능이 있긴 하지만 무리한 단기차익으로 기업들에게 오히려 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6/03/1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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