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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친화 기업' 생산성도 높다

[인구대재앙] 2부. 인구강국으로 가는 길 <3>기업, 뒷짐을 풀어라<br>유한킴벌리·인천공항공사등 여성 배려책·육아 휴직 적극… 업무 효율성·충성도 등 향상

유한킴벌리가 마련한 모성보호공간인 '느티나무그늘방' 에서는 여직원들의 휴직은 물론 하루 2차례, 1시간씩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다.

독일 헤르티에재단은 '가족친화 기업의 생산성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30%가량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가정에 대한 기업의 배려가 직원의 충성도와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기업의 생산성도 극대화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서도 당시 조사 대상 기업의 61.2%가 '가족친화 경영이 기업 성과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국내에 가족친화 우수기업은 아직 극소수이지만 이들 기업의 지원책은 듣기만 해도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게 한다. 이들 사례는 향후 기업들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유한킴벌리 서울 대치동 본사 14층과 17층에는 '느티나무 그늘방'이라는 여직원 휴게실이 있다. 간이침대나 낡은 소파 정도만 있는 보통 여직원 휴게실과는 차원이 다르다. 안락의자와 발마사지기는 물론 임산부를 위한 유축기까지 구비했다. 출산한 여직원은 이곳에서 하루 2번, 1시간씩 모유 수유시간이 보장된다. 국내의 대표적인 '가족친화기업'으로 꼽히는 유한킴벌리의 여성 배려책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미 지난 1994년부터 오전7~10시 중 출근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시차출퇴근제'가 도입됐고 생후 3세 미만 자녀를 가진 임직원에게는 1년간의 육아휴직이 주어진다. 아이를 낳으면 출산축하금과 기저귀가 지급되고 30세 이상 모든 여직원을 대상으로 자궁암ㆍ유방암 검진도 실시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남성 육아휴직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2007년 1년짜리 육아휴직을 쓴 김화중 과장은 "처음 육아휴직을 쓸 때는 '남자가 무슨 육아휴직을 쓰냐'고 손가락질을 받을까 봐 걱정했다"며 "하지만 복직 이후 1년간 각종 제안제도에 100건 이상을 제안할 정도로 모든 일에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육아휴직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예다. 하나은행의 어린이집은 단순한 사내복지를 넘어 사회공헌 사례로 손꼽힌다. 하나은행이 신길동에 지은 '신길 푸르니 어린이집'은 국내 최초 민자로 세워 지자체에 기부채납한 보육시설이다. 하나은행 직원은 물론 영등포구 거주 맞벌이 부부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하나금융공익재단 측은 "출산율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민에게 개방하는 보육시설 운영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보육정책이 지역사회로 확장된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교보생명은 3세 미만 영유아가 있는 사원을 대상으로 근로시간 단축제와 반일 근무제도를 실시한다. 아이를 키우는 직원은 주당 15~30시간만 근무하게 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제도다. 이와 함께 남성 육아휴직도 적극 권고해 법정 출산휴가자 중 25%가 육아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회사 측의 한 관계자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 직원들에게 육아휴직을 적극 권하고 복귀시 전직 보직이나 희망 보직으로 배정한다"며 "현장 조직장과 최고경영자의 인식만 바뀐다면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는 제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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