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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ㆍ정의ㆍ역사ㆍ진보 등을 화두로 삼은 책들이 휴가철 유력 정치인들에게 많이 읽히고 있는 것으로 5일 조사됐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경우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제임스 맥그리버 번스의'역사를 바꾸는 리더십'이라는 두 권의 책을 친구 삼아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고대부터 근ㆍ현대 정치철학의 흐름을 집어가면서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인 행복의 극대화, 자유, 미덕의 추구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이론들의 장단점을 살펴보고 있다. '역사를 바꾸는 리더십'은 나폴레옹ㆍ드골ㆍ처칠ㆍ마오쩌둥 등 세계에서 성공한 지도자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고 리더십을 발휘한 변혁의 리더십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번주 말께 대구 팔공산 암자로 떠날 계획인 안 대표는 앞으로 정국 운영과 당내 화합 방안에 대해 심사숙고하며 틈틈이 책을 보며 복잡한 머릿속을 정돈할 방침이다. 안 대표 측은 "힘들고 지칠 때마다 팔공산 암자를 찾았는데 이번에도 참선과 명상을 하고 스님과 대화하고 책을 읽으며 마음을 깨끗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서울 삼성동 자택에 주로 머물며 휴가를 보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열국지(列國志)'와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었다. 열국지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공자와 맹자, 관중과 포숙아, 진시황 등 주요 인물들을 중심으로 풀어낸 역사소설이다.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는 로마제국의 탄생부터 전성기까지의 통치철학과 제도 등을 정리한 책으로 로마인들의 관용과 소통개혁을 다뤘다. 그는 '정의란 무엇인가'는 이미 읽었다고 밝혔다.
7ㆍ28 재보선 패배 이후 대표직을 사임하고 지난 3일 휴가를 떠난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는 2~3일간 충남 서산의 휴양림에 머물며 역시 '정의란 무엇인가'와 함께 올 초 대학 현실을 비판하며 고려대를 그만둔 김예슬씨의 '오늘 나는 대학은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와 단편소설집을 읽었다. 정 전 대표 측은 "오는 9월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지기에 앞서 여러 분야의 책을 들여다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고 말했다.
역시 9월 당권경쟁에 뛰어들 예정인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공식 휴가를 생략한 채 틈틈이 '진보의 미래' '운명이다' 등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된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최근 정 의원이 내세우는 '담대한 진보'라는 철학에 맞는 내용을 채우고 이를 발전시키려는 차원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정 의원 측은 "아이디어와 생각을 넓히기 위해 요즘은 진보와 관련된 책을 읽고 있으며 최근에는 '김대중 자서전'도 구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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