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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1월 6일] 최초 흑인 대통령 오바마 시대와 韓美관계

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232년 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이 됐다. 역대 최고의 투표율을 통해 변화의 열망을 실현한 제44대 미국 대통령선거는 특정 당이 장기 집권하게 하지 않는 미국 정치의 불문율을 거듭 확인해줬다. 특히 오바마의 당선은 단순한 정권교체라는 의미를 넘어 미국 노예역사에 대한 일종의 사면이라고 불릴 정도로 전세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세계는 미국이 소수민족에서 대통령을 선택한 만큼 앞으로 보다 더 지구적인 차원에서 통합적인 정치외교의 면모를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 후보의 당선은 또한 경제위기 극복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출구조사 결과 응답자의 60%가 미국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경제 문제를 꼽아 당선자 오바마에게 거는 기대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미국 금융위기가 전세계 경기침체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바마 시대는 브레턴우즈 체제를 대신할 새로운 국제경제 질서의 태동을 책임져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오바마의 당선과 민주당의 의회 장악은 우리에게도 새로운 변화를 요구한다. 특히 오바마 당선자가 후보 시절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한국과 미국 사이의 통상정책 기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조짐이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강하게 보여온 만큼 세계경제 침체에 더해 한미 간 통상마찰의 우려도 없지 않으므로 우리는 각별한 준비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오는 1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회담에 오바마 당선자가 참석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양자회동을 적극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 새로운 미국이 탄생했지만 반세기 이상 계속돼온 한미 간의 우호관계가 갑작스럽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핵 문제 등 그동안 공화당 정권이 지향해온 것과 달리 적극적인 북미관계 개선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리 정부도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이 몰고 올 한반도 정책변화에 부응해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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