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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키우는 유로존 지도자들의 '가벼운 입'

[유럽위기 장기화 우려] "구제안 성공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br>메르켈 獨총리 발언이후 증시 폭락<br>벨기에 전·현총리 "그만 재잘거려야


유로존 지도자들이 재정위기를 진화하기보다는 가벼운 입놀림으로 오히려 위기를 키운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17일 유럽 언론에 따르면 기 베르호프스타트 전 벨기에 총리는 1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시사 프로그램 '바위텐호프'에 출연해 "유럽의 지도자들은 이제 그만 재잘거려야 한다"며 이들의 가벼운 언행을 비난했다. 특히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14일 "유럽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재정위기 구제안의 성공 여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의 발언이 전해지자 유럽 증시와 유로화는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베르호프스타트 전 총리는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합의안은 5개월간의 논의 끝에 마련된 것"이라며 "이제 유럽의 지도자들은 유로화에 대해 재잘거리는 것을 중단하고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로집행위원회에 임무를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브 르테름 벨기에 총리도 메르켈 총리의 발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르테름 총리는 TV 프로그램 '세븐스데이'에 출연해 "환율 방어를 위한 유로존의 합의안이 마련됐고 역사적인 전환점에 와 있다"며 "메르켈 총리가 제기한 의구심은 더 이상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뿐만 아니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그리스 지도자들도 경솔한 발언 탓에 구설수에 올랐다. AFP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 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지원에 소극적인 독일을 압박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능력에 따라 그리스를 돕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면 프랑스는 유로화에 대한 입장을 재고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른바 '유로존 탈퇴'라는 상당히 자극적인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15일 독일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는 데 너무 긴 시간을 지체했다"며 그리스 정부 지도자들을 우회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게오르기우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 등 당국자들은 재정위기 발생 초기에 "유로존의 도움은 필요하지 않다" "부채 상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는 등의 발언으로 회원국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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