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의료와 원자력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출용 신형 연구로' 유치 제안서를 정부에 제출하는 등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경북 외에도 부산ㆍ울산ㆍ전북ㆍ전남 등 지자체들이 원전 관련 국책연구기관 유치 등 원전산업 육성에 앞다퉈 나서면서 원자력산업 특화단지 선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경북도는 최근 수출용 신형 연구로 유치 제안서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했다고 22일 밝혔다. 수출용 신형 연구로는 우라늄 핵분열에 의한 의료·산업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중성자 조사 등 다양한 연구기능을 수행하는 연구로다. 이 사업은 그 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동위원소를 직접 생산해 국내 자급은 물론 해외 수출까지 전담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것으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국비 2,5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신형 연구로는 부지 5만㎡, 연면적 1만5,000㎡에 조성되며 20㎿ 규모의 연구로, 동위원소 생산시설, LEU(저농축 우라늄) 표적시설, 중성자 조사시설 등 실증로 및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교과부는 이 사업을 올 하반기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기획재정부에 신청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국내 가동 원자력발전소의 50%를 보유하고 중·저준위 방폐장과 양성자가속기를 확보하고 있는 등 원자력 관련 풍부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고, 방사성 동위원소의 최대 수요처가 될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조성중인 점 등을 강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경북도는 수출용 신형 연구로 유치를 기반으로 원자력 관련 연구ㆍ생산ㆍ교육 관련 시설이 집적된 원자력 클러스터를 오는 2020년까지 7조~10조원을 투입, 경주ㆍ영덕 등 동해안 일원에 조성할 계획이다. 성기용 경북도 에너지정책과장은 "수출용 신형 연구로를 동해안에 유치하면 원자력 관련 산업과 연구기반이 확충돼 경북의 원자력 클러스터 구축이 큰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용 신형 연구로 등 원전 산업에는 타 지자체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울산시는 수출용 신형 연구로를 비롯해 스마트(중소형 원자로), 제2원자력 연구원 등의 유치를 내용으로 하는 '원자력 멀티컴플렉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원전이 위치한 부산도 기장군 장안읍 일대에 '동남권 핵 특화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북은 정읍에 방사선융합기술(RFT) 실용화연구동 등을 갖춘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를 지난 3월 개소하는 등 방사선 의료산업 육성전략을 추진하고 있고, 전남은 영광원전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한 원전산업의 육성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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