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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아랍 문명충돌 경제전쟁으로 비화 조짐 '마호메트 풍자만화' 로 촉발이란 대통령 "통상계약 전면취소" 엄포아랍권 불매운동에 덴마크 큰 피해유럽 대사관 공격 등 갈수록 사태 악화 고은희 기자 blueskies@sed.co.kr 마호메트 풍자만화를 둘러싼 아랍권과 유럽국가들간의 '문명충돌'이 '경제전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지난 주말 시리아와 레바논의 유럽 대사관들은 성난 무슬림 시위대의 공격을 받아 불길에 휩싸였고, 급기야 아랍권에서는 '유럽국가와의 전면적 교역중단'까지 언급할 정도로 사태가 험악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이란의 ISNA통신 보도에 따르면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날 마수드 미르가제미 통상장관에게 "마호메트 만화를 옮겨 실은 서구 언론사들의 행위는 무례하기 그지 없다"며 "이렇게 가증스러운 행위를 한 유럽 국가들과의 통상계약을 전면 취소하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마호메트 풍자만화를 둘러싼 유럽-중동간의 문명충돌이 경제전쟁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국제문제 전문가는 "이란 대통령의 교역중단 선언은 일단 유럽국가에 대한 엄포일 뿐, 다른 중동 국가들이 곧바로 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하지만 마호메트 풍자만화 갈등이 계속 증폭될 경우 양측의 경제갈등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랍권의 유럽국가에 대한 '보이콧'은 당장 덴마크 등 해당 국가들에게 적지않은 손실을 안겨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IHT)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마호메트 풍자 만평을 처음 게재한 덴마크는 아랍권의 불매 운동으로 5,500만달러 이상의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덴마크와 스웨덴이 공동 출자한 식품업체 알라푸드의 경우 매일 240만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으며, 가장 최근인 지난 4일 언론사 2곳이 마호메트 만화를 전재한 뉴질랜드에서는 아랍권 수출이 중단될 경우 피해 규모가 무려 1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한편 마호메트 만화에 대한 무슬림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4일 시위대가 덴마크와 노르웨이 대사관 건물에 난입해 불을 지른 데 이어 5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도 덴마크 대사관 방화사건이 발생했다. 덴마크의 코펜하겐과 영국의 런던 등 유럽 내에서도 대규모 무슬림 시위대가 경찰에 맞서 돌과 병을 던지는 폭력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리아의 무슬림 시위대가 마호메트 풍자만화에 대한 항의로 4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에 위치한 덴마크 대사관에 난입해 불을 지르고 있다. /다마스쿠스=AFP연합뉴스 입력시간 : 2006/02/0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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