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식 전력량계 제조업체 옴니시스템의 강재석(50) 회장은 "올해는 사업영역 확대를 위한 원년으로 수도와 온수, 가스용 디지털 전력량계도 이미 개발해놓았다"며 "특허취득이 마무리되는 다음달부터 국내에 설치되는 모든 전력량계(2,000억원 규모) 분야에 본격적인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르면 내년 후반기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며 "이런 과정을 통해 내년부터 과감한 설비투자와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에 나서 오는 2010년에는 매출 1,000억원 규모의 회사로 발돋움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강 회장은 "남들이 가지 않는 블루오션 시장에 도전해보고 싶었던 꿈이 있었다. 그러다 외환위기 때 눈에 띄었던 것이 디지털 전력량계 시장으로 주위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퇴직금의 절반인 700만원을 투자해 무작정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97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디지털 전력량계를 들고 직접 건설현장을 찾아 다니며 창업 첫해 건설업체들로부터 20억원의 공급계약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던 강 회장의 성공 대박은 이렇게 시작된 것. 이 회사는 공격적인 영업으로 2002년 이후 매출 증가율이 매년 평균 50% 이상에 달한다. 최근에는 경기도 여주에 1,600평 규모의 자체 공장을 마련하고 전력량계 시장의 최대 거래처인 한국전력과 거래를 트면서 고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 회장이 개발한 디지털 전력량계는 기존의 아날로그 제품의 최대 골치거리였던 계량오류를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 또 공급자 입장에서 각종 데이터베이스 확보와 손쉬운 소비자 민원 해결 등의 이점으로 건설업계도 인정하는 히트 상품이다. 올해 매출 예상액은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200억원. 특히 지난해부터는 해외시장 마케팅을 본격화하면서 기업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강 회장은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 공장을 본격 가동하며 베트남 전력량계 시장의 33%를 점유하는 규모인 10년간 700만대의 물량을 공급하는 계약을 베트남 전력청과 체결했다"고 말했다. 5월에는 키르기스스탄에 1,300만달러를 투자한 현지공장을 착공, 현지 전력청에 연간 40만대(150만달러)의 물량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비롯해 중국과 싱가포르ㆍ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10여개국에 현지법인 및 공장을 통해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 전력량계 시장점유율 80%로 독점이나 다름없는 창업 9년차 벤처기업의 성장속도는 이처럼 엄청나다. 강 회장은 "과감하게 비경쟁 시장에 도전한 게 성공 요인"이라며 "대기업도 진출을 생각하지 못했던 디지털 전력량계 시장을 선점한 것이 건설업계에 널리 알려지면서 판로 개척이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83년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림산업 등을 거쳐 97년 옴니시스템을 설립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