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과일·채소값의 추가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추석연휴를 2주 정도 앞두고 있는데다 이번 태풍에 따른 낙과 피해 등으로 출하량이 줄어 가격변동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2일 서울시농산물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의 산지 과일 반입물량이 전일보다 14% 정도 줄었다. 태풍 예보에 도매상인들이 사전에 미리 물량을 확보하면서 이날 경매 낙찰가격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신고 배(15㎏상자), 포도(캠벨얼리 5㎏상자)가 전일 경락가보다 각각 5%, 7% 오르는 등 일부 상품들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석철 서울청과 차장은 "현재는 태풍 전 따놓은 과일들이 많이 거래돼 아직 영향은 크지 않다"며 "피해 정도를 파악해봐야 알겠지만 물량이 줄 경우 추가적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배의 경우 전남 나주ㆍ신북 등은 물론 평택ㆍ안성ㆍ예산 등 경기ㆍ충청권 산지의 과수 낙과 피해가 커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충청권과 경기 김포 지역의 포도 거봉 산지도 피해 정도가 구체적으로 나타나면 가격 변동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 대형 마트 선물세트용 과일은 상당수 공급이 이뤄져 품질이 좋고 당도가 높은 상품(上品) 수요는 줄었지만 제수용 과일들은 추석 직전에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락동시장에서도 이날 신고 배(15㎏) 특품은 3만5,580원으로 낙찰돼 전날보다 8% 올랐다. 채소류도 이상기온에 태풍 영향이 더해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날도 얼갈이배추(1.5㎏) 한단 가격은 1,749원으로 전일보다 57%나 뛰었다. 양배추(8㎏)가 24% 오른 것을 비롯해 시금치(4㎏) 25%, 청상추(4㎏) 41%, 애호박(20개) 27%, 풋고추(10㎏) 26% 등 채소 도매가격이 급등세를 보였다. 도매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매값 급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나근태 롯데마트 과장은 "보통 매주 목요일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대형 마트의 경우 농산물의 주간시세ㆍ작황을 기초로 그 다음주 월요일 정도에 농협 등 생산자와 가격을 결정한다"며 "산지가격이 오르면 다음주 소비자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도매상 관계자는 "과일·채소 공급이 줄면 추석 전 제수용품 가격이 현재보다 많게는 20~30%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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