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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8일 이화여대 재학생 36명이 인천공항을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이들은 2주일 동안 네덜란드ㆍ벨기에ㆍ독일ㆍ스위스ㆍ프랑스ㆍ이탈리아 등 6개국을 방문해 국제형사재판소(ICC)ㆍ유럽연합(EU)ㆍ세계보건기구(WHO)ㆍ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등 국제기구를 견학했다. ‘갈등과 통합’을 주제로 한 이번 해외탐사에 참가한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화여대는 학생들의 글로벌 리더십을 키워주기 위해 지난해부터 ‘이화 글로벌 이니셔티브(Ewha Global InitiativeㆍEGI) 유럽탐사’를 실시하고 있다. 개화기인 1881년 4월10일 박정양, 어윤중, 홍영식 등 30~40대가 주축이 된 ‘신사유람단’을 본떠 만든 제도다. 13박14일 일정으로 유럽 주요국을 돌면서 국제기구와 대학, 글로벌 기업을 방문하는 EGI 해외탐사의 핵심은 국제기구 본부 방문이다. 특히 국제기구에 진출한 한국인들과의 만남은 학생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이번 탐사에서 학생들은 송상현 ICC 소장과 만남을 가졌다. 오혜성(영어영문4)씨는 “(송 소장을) 잠깐 만났지만 대단한 포스가 느껴졌다”면서 “송 소장은 법률지식뿐 아니라 영어 실력이 매우 뛰어나 발탁됐다고 하는데, 국제기구의 고위직 진출도 준비가 돼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WHO를 방문했을 때는 고 이종욱 전 사무총장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우민희(사회4)씨는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분이었는데 한국에는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김수진(경영3)씨는 “많은 한국인들이 국제기구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많은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송미나(컴퓨터정보통신4)씨도 “국제기구에 진출하는 경로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국제기구 방문을 통해 우리를 객관화시키고 보다 넓은 시각을 갖추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취업을 앞두고 있는 대학 3~4학년생이다 보니 이번 해외탐사가 진로를 모색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특히 학생들은 글로벌 현장을 다니면서 의사소통 수단으로서 외국어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송미나씨는 “졸업까지 한 학기밖에 남아 있지 않아 신청할 때 고민이 많았는데 다녀와 보니 투자한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했고, 김수진씨는 “이번 탐사를 통해 세계를 보는 눈이 확실히 넓어진 것 같다. 미래에 대한 꿈을 구체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우민희씨와 오혜성씨는 리더십과 거시적인 안목을 키우는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김교령씨는 “유럽인들이 서로를 포용하는 것이 부러웠는데 그 과정에서 어떤 갈등과 통합의 과정이 있었는지 눈으로 보면서 마냥 부러워만 하지 않고 우리 사회에서도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탐사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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