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학원교습 금지' 무산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대책으로 추진해온 ‘오후10시 이후 학원교습 금지’ 방안이 한나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나라당과 교육과학기술부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교육 당정협의회를 갖고 최근 논란을 일으킨 심야 학원교습 금지방안과 관련, “획일적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당정회의가 끝난 뒤 가진 브리핑에서 “학원 교습시간을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며 당으로서는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획일적으로 규제하는 방식은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기조인 자율과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서울시 같은 경우 조례를 통해 오후10시까지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율적 운영이 제대로 실천되는 게 중요하다”면서 “대신 공교육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학교운영 자율화와 교과교실제 등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이 법제화를 통해 심야 학원교습 시간을 획일적으로 제한하려던 방침은 무산됐다. 당정은 대신 학원비 공개나 학원 모니터링 강화 등 학원비 안정을 위한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당정은 또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학교운영 자율화 방안과 관련해 지난 4월 국회에서 추진했던 교원평가제를 6월 임시국회에서 재추진하기로 했다.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방과후 학교’를 활성화하고 여기에 참여하는 교사에게는 적극적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다만 영리학원에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위탁하지는 않기로 했다. 이밖에 당정은 대입 학생선발 방식을 다양화해 입시제도에 따른 사교육비 상승 폐해를 줄이기로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인 방법은 정부가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교과부는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외국어고 입시의 지필고사(필기시험)를 폐지하고 중학교 내신 반영 때 수학과 과학 두 과목에 대한 가중치 부여를 추진하기로 했다. 과학고 입시에서는 경시대회 입상자와 영재교육원 수료자 등에 대한 특별전형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