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양도세와 위작논란을 없애야 합니다."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 정기총회에서 제 15대 회장으로 선출된 표미선 대표는 4일 저녁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2006년과 2007년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던 미술시장이 경제불황과 위작논란, 비자금 연루, 양도세 부과 등 악재들이 겹쳐 지난해부터 급격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는 지금, 3년 임기 화랑협회 회장직을 맡은 그의 각오는 대단했다. 표씨는 "2011년부터 시행될 계획인 개인간 미술품 거래에 대한 양도세 부과는 가뜩이나 어려워진 미술시장에 가장 큰 난제"라며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에서 왜 미술만 예외냐고 하는데 화랑은 부가세ㆍ소득세ㆍ종합소득세를 내고, 작가도 원천징수부터 소득세까지 낸다는 것을 일반인들이 잘 모르니 이 같은 선입견을 깨면서 양도세 폐지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최욱경 유작 '학동마을'이 국세청 그림로비에 이용됐다는 논란과 관련해 "선물도 뇌물로 여겨지고 벽에 걸어둔 그림도 '눈치'때문에 떼는 상황일 정도로 미술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안타깝다"면서 "그림 유통과정의 투명화가 이상적이지만, 그림 소장에 대한 비뚤어진 인식이 소장자들의 신분 노출을 꺼리게 만드는 것인 만큼 편견이 바뀌게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도세 부과는 인식 개선과 시장 안정화 이후 시행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한 표 회장은 각종 위작 사건들을 거론하며 "미술품 감정에 대한 전문성과 신뢰도 유지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법원이 박수근ㆍ이중섭 위작을 유통케 한 김용수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위작 155점을 몰수한 판결에 대해서도 "가짜로 알려진 그림 2,800여점 중 일부만 몰수해 훗날 위조품들이 진품과 섞여 '세탁'된 뒤 유통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우려와 함께 "명품 '짝퉁'은 적발 즉시 폐기처분하는 데 반해 위작에 대한 관리는 허술하니 법적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표 회장은 "140여개 회원 화랑들과 함께 '중국 798' 같은 예술특구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공약도 내 걸었다. 또 KIAF(한국국제아트페어) 활성화와 해외참여 유도를 위해 베이징ㆍ상하이ㆍ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아트페어와 비교해 ▦작품거래에 대한 면세 ▦정부차원의 작품 구매라는 장점을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산에서 열리는 화랑미술제를 통한 지방미술 활성화와 지역 컬렉터 발굴을 위해 ▦KTX아트열차 운행 ▦일본ㆍ대만을 겨냥한 아트콜렉터투어 프로그램 운영 등의 방안을 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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