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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9총선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박근혜 전 대표의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대 격전지에서 승리한 정몽준(서울 동작을) 의원의 정치적 보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결과를 보면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받았거나 친박연대 또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친박계 의원만 60여명에 이른다. 박 전 대표의 정치력이 선거에서 여과없이 드러난 셈. 일단 박 전 대표는 이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당권에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당이 잘못 가고 있다’는 박 전 대표의 입장대로 한나라당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박 전 대표가 대표직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친박계 좌장격인 김무성(부산 남을) 무소속 당선자는 당선직후 “박 전 대표가 당권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 역시 결국에는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멀리 볼 때 박 전 대표나 정 의원 모두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당 대표는 반드시 거쳐야 할 자리이기 때문. 정 의원은 특히 정동영 민주당 후보에 승리했다. 따라서 당내 정치적 입지는 어느 정도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 의원은 박 전 대표에 비해 대중성은 뒤지지 않지만 당내 입지는 좁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 만큼 정 의원은 일단 계파를 초월해 당내 자기 사람 만들기에 전념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7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의 ‘박-정’ 빅매치에 흥행성을 가미할 요소는 더 있다. 원희룡(서울 양천갑) 의원을 비롯한 소장파들의 거센 도전이 예상되며, ‘이재오-이방호’의 낙선으로 다소 힘이 빠졌지만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의원 등 살아남은 친이 세력 역시 전열을 가다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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