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해일' 동남아연안 삼켜 사망자 최대 1만명 넘어설듯

스리랑카 3,000여명 사망.. 비상사태 선포

태국 푸켓선 650명 사상등 관광객 '날벼락'

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인근 해안에서 발생한 지진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것은 진도(震度) 8.9의 강진인데다 그로 인해 발생한 거대한 해일이 인근 동남아 연안 지역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태국 푸켓 등지에서 크리스마스 연휴를 즐기던 관광객들과 스리랑카ㆍ인도 해안 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컸다. 신혼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푸켓에서는 1만여명이 대피했으며, 홍콩당국은 푸켓으로의 여행을 금지시켰다. 스리랑카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콜롬보항을 폐쇄했다. 국토의 3분의 2가 물에 잠긴 몰디브 국제공항도 폐쇄했다.

○…이번 인도네시아 강진으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동남아와 인도양의 주요 해변휴양지가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태국 남부 해변휴양지 푸켓과 피피섬 등지에 엄청난 해일이 밀어닥치면서 순식간에 고급 호텔들이 들어선 해변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푸켓에서만 50명이 사망하고 부상자도 6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정부는 푸켓 서부 해안에서 6명의 외국인 사체가 발견되는 등 사망자와 부상자 가운데 외국 관광객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또 인근 휴양지인 피피섬에서도 최소 1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지역에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있었고 사상자가 얼마인지는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지금이 이 지역 관광 성수기인 데다 해일이 덮친 푸켓 서쪽 지역에는 고급 호텔들이 밀집해 있어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진에 따른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스리랑카로 2,1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스리랑카가 이번 강진의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어촌이 밀집해 있는 동부해안지역이 해일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스리랑카는 이번 지진으로 국토의 절반 가량이 피해를 입었으며 북동부 무투르와 트리코말레주의 어촌에서만 적어도 160여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콜롬보항이 일시 폐쇄됐으며 군경이 동원돼 이재민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인도 남동부 타밀 나두와 안드라 프라데시주에서도 대규모 해일피해가 발생했다. 인도 정부 관리들은 2개주의 사망자가 1,000명을 넘었고 수천 명이 실종된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으며 뉴델리 TV는 비공식적 보고에 따르면 사망자가 3,00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쉬브라즈 파틸 인도 내무장관은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타밀 나두주에서 800여명이 숨지고 안드라 프라데시주에서 20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특히 타밀 나두주의 해안지대 쿠달로르 지역에서는 50여개 마을이 해일에 휩쓸렸으며 주도인 마드라스 인근 칼라파캄 원자력발전소도 침수돼 발전을 중단했다.

○…강진의 직접 피해지역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지진과 해일로 아체지역에서 7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나 인명피해는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아체지역은 분리주의 반군과 정부군이 수년째 충돌하고 있는 곳으로 지진으로 통신시설까지 파괴돼 피해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통신이 어려워 아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있는지 아직 알 수 없다”며 “당장 장관급 2명을 파견하고 의료품 등 긴급보급 물자를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물론 동남아지역 관광객이 많은 중국과 홍콩 등 외교당국은 자국 피해자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 2명이 태국 피피섬에서 실종한 것으로 확인된 후 후샤오란 태국 주재 중국대사관 참사관은 “현지 당국에 실종 중국인들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면서 “태국 정부는 수색 선박을 피피섬으로 긴급 파견했다”고 전했다.

태국 푸켓으로 여행을 떠난 관광객 가운데 현재 4명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인 홍콩은 이번 해일로 피해가 막심한 태국 푸켓행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시켰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26일 오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의 아체지역을 강타한 이번 지진은 환태평양 지진대상의 1,000km에 걸친 안다만 단층선에 균열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이처럼 광대한 범위에 걸쳐 균열이 생기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라고 설명했다.

USGS 또 이번 대형 지진의 여파로 안다만 단층선상에서 응력의 균형을 잡기위한 조정과정이 전개되면서 이 지역에서 크고 작은 여진이 잇따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단층선의 크기로 볼 때 앞으로 후속 지진 발생지역이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신종합ㆍ최윤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