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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中 日 바둑 영웅전] 목진석의 취향

■ 비금도의 소년



지방문화재 목록에 이훈동정원이라고 돼 있어서 우리도 그렇게 부르기는 했지만 계속 그렇게 부르기는 좀 거북할 것 같다. 대국 장소인 이훈동정원의 호칭 얘기인데…. 1930년에 일본인 부호가 유달산 자락에 조성한 이 일본식 정원의 현재 주인인 이훈동씨는 구순의 노인이다. 조선내화회사의 설립자이며 최근 인촌상을 수상한 명망가이다. 이 공원에는 1백 종류가 훨씬 넘는 기화요초가 자라고 있는데 한국에 남아있는 일본식 정원 가운데 가장 보존상태가 좋은 곳이다. 고즈넉한 분위기를 살리자면 바둑 내용도 온화할 듯한데…. 이세돌이나 목진석이나 난투를 즐기는 체질이어서 ‘화려한 난타전’이 틀림없이 벌어지리라고 김성룡9단이 예측했는데 그 말은 역시 맞았다. 좌변에서 거친 몸싸움이 시작되었다. 고즈넉하고 온화한 바둑이 되기는 글렀다. 백20으로 눌러 막으면서 목진석이 기대했던 진행은 참고도1이었다. 이 코스라면 백8이 절호점이 되어 상변 전투의 주도권을 백이 갖게 된다. 싸움꾼인 이세돌이 이 주문을 고분고분 따를 까닭이 있겠는가. 실전보의 흑21로 끼워 넣어 싸움에 돌입했다. 짜릿짜릿한 싸움을 즐기는 목진석의 취향이 백26의 코붙임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이 코붙임은 다소 심했다. 참고도2의 백1로 달려 백5까지로 두어나가는 것이 유연하고 부담이 없는 작전이었다. 흑31의 꼬부림은 절대수. 이 수로 26의 오른쪽에 단수치는 것은 백에게 회돌이를 당하여 모양이 찌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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