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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중동지역 국부펀드들, 선진국 시장서 손뗀다

주식등 대규모 손실에 충격… 추가투자 꺼려<br>운용규모 올초 3조弗서 최근 2조弗로 줄어

아시아, 중동 지역의 국부 펀드들이 미국 금융기관을 포함한 선진시장 투자에서 점차 손을 떼고 있다. 국부펀드들은 금융위기 이후 '월가의 구세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받으며 올 상반기까지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투자 기업의 자산 가치가 갈수록 폭락, 큰 폭의 투자 손실을 보이자 추가 투자를 꺼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국부펀드들이 이미 상당한 손실을 경험한데다 추가적인 투자 자산을 확보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제 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활발한 투자세를 되찾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FT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 초 3조 달러에 달했던 전 세계 국부펀드 운용 규모는 장부가로만 25% 가량 줄어들며 현재 2조3,000억 달러 내외로 축소됐다. 국부펀드들은 이번 경제위기 국면에서 선진국 주식, 사모펀드(PEF), 채권 등에 투자해 큰 폭의 손실을 냈다. 한 사모 투자자문사 펀드매니저는 "국부펀드들이 주식시장의 손실 규모에 대해 여전히 충격에 빠져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사모펀드 TPG에 투자한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쿠웨이트 국부펀드, 싱가포르 정부투자회사 등은 TPG의 워싱턴뮤추얼 투자 손실을 그대로 떠안아야 했다. 중국 국부펀드인 CIC도 사모펀드인 JC플라워의 독일 투자로 인한 손해를 고스란히 안게 됐다. FT에 따르면 CIC는 모건스탠리에 56억 달러(9.9%), 대체투자 전문회사인 블랙스톤에 30억달러(9.9%) 금융회사 인수전문인 JC플라워에 32억 달러(100%), 미국 대표 머니마켓펀드(MMF)인 리저브 프라이머리펀드에 54억달러(11.1%) 등을 투자했다. 이밖에 쿠웨이트국부펀드는 씨티그룹과 메릴린치에 총 50억 달러를 투자했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아부다비 국부펀드는 씨티그룹에 75억 달러를 투입했다. FT는 수출 및 원유가 회복 등 경제가 정상화되면 국부펀드가 다시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도 유가와 수출 성장률, 자본의 해외도피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국부펀드에서의 자산 유입은 느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CIC의 한 중역은 "우리의 목적이 많은 자금을 가능한 빨리 불리는 것에서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서구 금융기관들은 자본을 원하고 국부펀드는 자본을 가지고 있지만 국부펀드의 투자는 더 보수적이고 신중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FT는 "중국정부 역시 국부펀드가 해외에 투자할 때 더 주의해야 한다고 말하며 특별히 달러화 자산의 추락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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