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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국회에서 정부측과 간담회를 갖고 각 상임위에서 넘어온 예산안 검토 작업을 벌인데 이어 당ㆍ정ㆍ청 수뇌부가 20일 저녁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긴급 회동을 가져 한나라당의 단독 예산안 처리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예산 계수조정 참여를 거부한 채 예결위 회의장을 나흘째 점거하며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의 3자 회담을 고집하고 있어 향후 예산안 처리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정운찬 국무총리와 권태신 총리실장, 주호영 특임장관, 청와대 측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박형준 정무수석 등 당정청 인사 8명은 이날 총리 공관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당ㆍ정ㆍ청 수뇌부가 오늘 저녁 한자리에 모여 비공개로 각종 현안을 논의한 것"이라며 "특히 예산안 처리가 어려움을 겪는 데 대한 우려가 컸다"고 전했다. 이들은 회동에서 연내에 반드시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당내에서 검토되고 있는 예결위 계소조정소위 심사를 생략하는 방안과 한나라당의 예산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는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조건 없는 수용을 촉구하고 있는 '대통령+여야대표 3자회담'은 민주당의 국회 예결위 회의장 점거 및 4대강 예산삭감 주장이 철회되지 않는 한 수용하기 어렵다는 방침을 재확인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준 대표도 자신이 정국타개책으로 제안했던 3자회담에 대해 "(민주당이) 예결위 회의장 점거를 풀고, 4대강 예산을 깎자는 전제조건을 철회해야 대화가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반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서 돌아왔으니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제안한 3자 회동이 신속하게 이뤄지길 희망한다. 국민 모두가 다 아는 것처럼 4대강 사업은 이 대통령의 사업이라서 한나라당에겐 재량권이 없다"면서 3자 회동을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휴일인 이날 오후에도 국회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실에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예산 조정작업을 진행, 최악의 경우 단독으로라도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우제창 민주당 대변인은 "예산안의 밀실조작은 1993년 안기부법 파동으로 예결위 소위가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시 신한국당이 예산안을 밀실에서 조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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