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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배고픈자들을 위한 보통사람들의 베품

■ 민들레 국수집의 홀씨 하나 (서영남 지음, 휴 펴냄)


대한민국에 별 희한한 식당이 있다. 간판에는 국수집이라고 떡 하니 써놓고는 정작 국수는 팔지도 않고 먼저 온 사람이 있어도 배가 더 고픈 사람이 있으면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그런 식당이 있단다. 동인천 역 인근에 전직 수사가 차린 '민들레 국수집'이 바로 그곳이다. 25년간 수사생활을 마감하고 수도원 담장 밖으로 나선 서영남씨가 주인장이다. KBS 인간극장과 여러 방송사에서 소개돼 많은 이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준 국수집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됐다. 영남씨는 7년 전 만우절인 4월 1일 배고픈 사람이면 누구나 무료로 밥을 먹을 수 있는 '민들레 국수집'을 열었다. 6인용 식탁 하나에 손님 6명이 앉으면 설거지할 틈도 없던 곳이 이제 24명이 한꺼번에 식사할 수 있을 만큼 넓어졌다. 날마다 찾아오는 사람들을 영남씨는 'VIP손님'이라고 부르는데 하루 평균 400~500명에 이른다. 하루 소비되는 쌀만 150킬로그램이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국수집 덕에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영남씨가 모아 놓은 돈이 많은 알부자라서 식당을 운영하는 건 아니다. 정부 지원금도 받지 않고 기업들의 기부금도 마다하는 민들레 식당이 유지되는 것은 100% 어려운 이웃들의 작은 도움이 있기에 가능하다. 월요일마다 점심을 거르며 모은 돈을 1년간 저축했다가 전달하는 우체부 아저씨, 하루 15킬로그램 폐지를 모아서 번 돈으로 1,000원을 반찬 값에 보태라며 내주시는 할머니 등 넉넉하지 않은 주변 사람들이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있다. 국수집의 따듯한 사랑은 주변 사람을 감동케 해 지난해 이곳에 밀려든 후원이 너무 많아 쓰고 남은 쌀이 1,200포대에 이른다고 한다.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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