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해안포 포격으로 큰 피해를 입은 연평도 일대에 대한 복구작업이 24일 본격화됐다. 연평도 주민들의 인천행 피난행렬도 이어졌다. 인천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9시50분 미래해운 소속 화물선을 통해 인천 남항을 출발한 소방 인력 86명과 소방차량 21대가 연평도에 도착해 이날 오전5시께부터 화재 진화와 구조 활동을 벌였다. 이날 오후2시 현재 연평도에서는 전체 임야의 70% 정도가 불로 소실되고 주택 19채, 창고 3채 등 모두 22채의 건물이 불에 탄 것으로 추정됐다. 주택 화재는 대부분 자연 진화됐지만 연료탱크 폭발에 따른 산불은 일부 남아 계속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정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전력공사의 인력과 장비를 실은 840톤급 구호품 수송선도 이날 연평도에 도착했다. 한전 직원 10여명은 전체 820가구 가운데 북한의 포격으로 전력 공급이 끊긴 420가구의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비상식량과 구호품도 속속 도착하고 있다. 인천시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긴급 마련한 구호품 2,000 상자를 실은 500톤급 해경 경비함정이 이날 오전2시께 현지에 도착했으며 인천적십자사가 지원한 생수 3,000병과 컵라면 2,000개, 구급낭 300개, 빵 500개, 우유 2,012개, 응급구호세트 3,550개 등도 현지 주민들에게 보급됐다. 보건복지부도 비상상황실을 운영하며 응급의료지원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비상상황실 직원들은 환자 및 대피주민 의료지원을 위해 인천 연안부두에서 대기하고 있으며 24일 새벽에는 응급의료 전문의 2명, 응급구조사 3명 등 6명으로 구성된 응급의료진이 현장 진료지원을 위해 연평도에 도착했다. 또 해군2함대와 해군인천방어사 등에 4만㏄ 규모의 혈액을 지원했고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응급구호품 100세트와 라면 100상자 등을 지원했다. 소방방재청은 주택이 부서지는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복구 작업이 끝날 때까지 임시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도록 조립식 목조 주택 15동을 연평도에 설치할 계획이다. 목조 주택은 18㎡ 규모로 주방과 화장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피해 주민이 큰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다고 소방방재청은 설명했다. 복구작업과 함께 연평도 주민들의 인천행 '피난 행렬'도 이어졌다. 전날 북한의 포격 이후 이날 오후2시 현재까지 연평도를 떠난 주민 수는 525명에 이른다. 해군 본부에 따르면 오후1시께 해군 공기부양정 1척이 대피를 희망하는 주민과 전역 해병, 군 가족 등 179명을 싣고 해군 인천해역방어사령부 부두로 향했다. 경기 평택에 있는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도 수용 인력 120명 규모의 공기부양정 1척이 부두에서 구호품 선적을 마치고 피난민 추가 수송에 나섰다. 오전8시께는 인천해경 소속 500톤급과 300톤급 경비함정 2척이 대피를 희망하는 주민 346명을 싣고 인천으로 향했다. 피난민들은 인천해경 전용부두에 도착한 뒤 연안부두의 한 대형사우나에 임시 수용됐다. 해병대사령부도 연평도에서 철수를 희망하는 주민들과 휴가복귀 군인들을 위한 해상수송을 시작했다. 함정은 휴가복귀 장병들을 연평도에 내려준 뒤 철수를 희망하는 연평도 주민들을 인천으로 옮겼다. 백령도 주민들의 경우 희망자에 한해 25일 오전 인천에서 출항하는 함정을 통해 인천으로 철수시킬 예정이다. 한편 국토해양부와 해군ㆍ해양경찰청은 이날도 연평도와 서해 인근 해역의 선박과 헬기ㆍ경비행기 등의 운항을 금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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