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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SectionName(); [리빙 앤 조이] 아부·선물 싫어하는 사람 나와보라 그래! 남자는'예스맨''비서'형 여자는'사탕발림''선물'형 학연 등 연고만 있으면 줄대기 서은영 기자 supia927@sed.co.kr 사내정치를 다룬 MBC 드라마‘내조의 여왕’‘하얀 거탑’ KBS 개그콘서트 중‘분장실의 강선생님’ (왼쪽부터) 상사에게 아부하고 줄서느라 정신없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일반 직장인들과 다르지 않다.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사내정치(社內政治) 조직 사회에는 권력관계가 있기 마련이다. 리더가 있으면 부하가 있고 잘 나가는 리더 주변에는 줄을 대려는 이들이 모여드는 것이 세상사 이치다. 경제위기로 회사에서 '팽'당하지 않고 버텨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사내 정치가 새삼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런 현실 상황을 반영하듯 사내 정치를 다룬 방송물들도 최근들어 부쩍 늘고 있다. 직장 내에서 온갖 아첨과 줄서기로 살아남으려는 남편들과 남편을 성공시키기 위해 내조 경쟁에 뛰어든 아내들의 이야기를 다룬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 KBS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로 남성사회의 군대식 상하관계를 그대로 답습하는 여자들의 권력관계를 다룬 '분장실의 강선생님' 등이 인기몰이중이다. 이들 프로그램의 성공은 권력에 기대고 사내 수많은 라인 중 썩은 동아줄을 가려내 제대로 된 줄을 잡아야 회사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 '내조의 여왕'을 쓴 박지은 작가는 "'바른 소리를 했다간 상사에게 찍히겠지', '내가 잡고 있는 줄이 평생을 보장해줄까' 등 극중 인물들의 고민이 우리들의 고민과 다르지 않다"며 "아부와 사내정치에 지친 직장인들이 뒷담화하듯 스트레스를 해소했으면 하는 생각에 극본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각종 정보 귀띔하며 "충성!" 외치는 남자들 대기업 입사 3년차 직장인인 남 모(28ㆍ해외영업관리) 씨는 입사 직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소속팀장 라인이 됐다. 면접 때 남 씨를 눈여겨 본 팀장이 그를 자기 밑에 두고 키워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올해 팀장이 승진을 하자 주변 사람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남 씨에게 "누구는 좋겠다. 앞으로 탄탄대로겠네"라며 부러워했다. 하지만 "끌어주는 팀장이 승진한 게 기쁜 한편으로 라인이 너무 확실히 정해져버린 사실이 불안하다"는 게 남 씨의 솔직한 심정이다. 남 씨는 "팀장님에게도 충성을 다 하지만 혹시 몰라 틈틈이 다른 상사들에게도 사내 소식통을 자처하며 고급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며 "다른 동료들도 겉으론 무색무취인척하며 사내 라인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고 전했다. 대부분 직장에서는 보통 5년 안에 눈에 보이지 않는 라인을 타게 된다. 그것은 학연이 될 수도 있고 지연이 될 수도 있다. 학연, 지연에 관계 없이 부하직원이 무조건적인 충성을 보이고 상사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이것 역시 라인이다. 일단 라인을 고르게 되면 주로 남성 직장인들이 택하는 아부 유형은 '예스맨형'과 '비서형'으로 크게 나뉜다. 예스맨은 직언을 피하고 불합리한 업무 지시에도 무조건 따르는 스타일이다. 굳이 보고하지 않아도 되는 사항을 일일이 브리핑하거나 관할 부서가 애매한 업무까지 발벗고 나서 부하직원들을 고달프게 하는 중간 관리자들 역시 '예스맨형'에 속한다. 비서형은 사내 시시콜콜한 정보부터 인사 관련 정보까지 일일이 모아 상사에게 보고하고 상사의 개인적인 일까지 수발을 드는 타입이다. 한 증권사 지점에 근무하는 정 모(33) 씨는 "지점장이 워낙 점잖은 분이라 회식자리에서 별로 말씀을 하지 않으시는데 그럴 때 옆에 앉아 연예계 스캔들 소식을 전하면 즐거워한다"며 "회식자리에서 지점장님 옆자리는 내 독차지다. 회식이 있는 날이면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 스캔들 정보를 모을 정도"라고 말했다. ◇"존경합니다. 선배니임~" 애교 떠는 여성들 강유미, 안영미, 정경미, 김경아 등 여자 개그맨 4인의 역학관계를 사실인듯 허구인듯 교묘하게 다루는 '분장실의 강선생님'은 남성들의 위계질서 못지않은 권력관계를 경험하고 있는 여성들 사이에서도 공감대를 끌어내고 있다. 압권은 2인자 안영미다. 자신보다 나이 많은 후배 정경미와 김경아 앞에선 "내가 우스워" "똑바로 해 이것들아"라며 독설을 퍼붓다가도 선배 강유미에겐 한 마리 온순한 양으로 돌변해 충성한다. 강유미 역시 라인의 최상부에서 "니들이 고생이 많다" "놔둬라 애들이 뭘 알겠니"라고 여유를 부리며 2인자의 악다구니를 방관하는데 어디서 많이 본듯한 선배와 상사들의 모습이다. 여성들의 생존법은 주로 '사탕발림형'과 '선물공세형'으로 나뉜다. 사탕발림형은 남성의 '예스맨형'과 유사한데 상사가 어떤 말을 하든 맞장구를 쳐주고 세심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외국계 반도체 회사의 마케팅 과장으로 일하는 정 모(36) 씨는 입사 5년만인 서른살에 과장이 됐다. 정 씨의 초고속 승진에 대해 주변 동료들은 '이메일 정치'가 한몫했다고 평가한다. 가령 상사에게 이메일을 받으면 정 씨는 '빛의 속도'로 답장을 보낸다. 3주일에 한차례씩 상사들에게 시시콜콜한 안부를 묻고 사내 정보와 각종 보고를 담은 이메일을 보내는 일도 잊지 않는다. 정 씨의 탁상달력에는 3주일 주기로 상사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빠뜨리지 않고 이메일을 보내기 위해서다. 덕분에 정 씨는 남자 입사 동기들을 보기 좋게 물리치고 가장 먼저 과장 배지를 달았다. 세상에 공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선물공세 역시 여성들이 애용하는 방법 중 하나. 방송사에 근무하는 신 모(26) 씨는 벌써 2년째 명절선물은 물론 상사의 생일 선물까지 챙기고 있다. ◇"사랑합니다 싸모니임~" 아내들의 내조전쟁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에서 남편들의 직장인 대기업 퀸즈푸드의 위계질서는 아내들 사이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김홍식 이사(김창완)의 부인 오영숙은 퀸즈푸드 아내들의 모임인 '평강회'에서 막강한 권력을 누리며 한준혁 부장(최철호)의 아내 양봉순(이혜영), 양과장(김정학)의 아내 한이슬(황효은), 평사원인 온달수(오지호)의 아내 천지애(김남주) 역시 남편들의 사내 서열 그대로 권력관계를 유지한다. 오영숙 앞에서 아내들은 종교까지 바꿔가며 아양을 떨고 남편의 성공을 방해할만한 인물들은 철저히 짓밟는다. 실제 기업에서도 평강회 같은 조직이 존재할까. 박지은 작가는 "처음엔 군인 아파트에 착안했으나 조사 과정에서 일반 대기업들 중에도 사원 아파트나 타운을 형성한 곳들은 아내들 사이에서도 위계서열이 있고 인사청탁 등의 과정이 있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15년 전 사원 아파트가 없어지면서 일반 주택으로 이사를 가게 된 한 은행 상무는 "당시 이사할 때 가장 기뻐한 게 아내였다"며 "아내들은 물론 아이들 사이에서도 위계서열이 적용돼 골치 아픈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명절이면 부하직원들과 가족들이 상사의 집으로 선물을 들고 찾아가는가 하면 상사의 경조사를 빼놓지 않고 챙겨야 하는 일도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해외 지사에서 근무하는 대기업 주재원들이나 해외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외교통상부 직원들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경험을 한다. 친척이나 다름 없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고 식사 초대 등도 잦다 보니 상사의 집에서 뒤치다꺼리할 일이 많다는 것. 사원 아파트에 살지 않더라도 출신 학교나 연고로 얽힐 수 밖에 없는 지방 은행이나 기업도 비슷한 케이스다. 아내들끼리도 학연, 지연으로 얽혀 있지만 철저히 남편들의 권력관계를 따른다. 아내들의 내조는 남편에 대한 조력 이상으로 사내정치에 가담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하기도 한다. 상사 부인에게 자주 '눈도장'을 찍고 선물 공세를 펼쳐 남편의 인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 "물 묻은 휴지처럼 바닥에 딱 붙어라" MBC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이 자체 최고 시청률을 연이어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청률조사업체인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4일 방송분이 24.1%의 시청률을 기록, 2주 연속 월화극 1위를 차지한데 이어 13일 방송분의 시청률이었던 21.6%를 넘어서는등 화제가 되고 있다. '내조의 여왕'의 성공 포인트는 공감이다. 인크루트와 엠브레인이 최근 전국 직장인 1,075명을 대상으로 불황과 경기침체로 직장에서 비굴하고 민망한 행동을 한 적이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80.1%(861명)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5명 중 4명 이상이 아부를 해봤다는 통계 수치는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충분히 공감한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윗사람이라면 무조건 굽신거리고 딸랑거리는 '워낭소리' 양 과장도, 능구렁이 같은 속내를 감추고 사장의 뒷일을 봐주며 호시탐탐 역성혁명을 꿈꾸는 김 이사도 모두 보통 사람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인기만큼이나 명대사도 숱하다. 아부도 할 줄 모르고 사내정치라곤 알 턱이 없는 남편 온달수가 번번히 회사에서 물을 먹자 천지애는 남편과 함께 뒷산 공터로 가 땅을 파고 그 속에 남편과 함께 눕는다. "예전의 천지애와 온달수는 죽었다"는 말과 함께 지애는 "우리 기지도 말고 화장실에 물 묻은 휴지처럼 바닥에 딱 붙어있자"고 말한다. 능력 있고 라인도 탄탄하지만 한준혁 부장도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가 남긴 "직장이 왜 힘든 줄 알아. 가장들이 싸우는 곳이니까. 그래서 피가 터지는 거야"라는 대사 역시 시청자들이 꼽은 명대사로 남았다. 드라마 제작진은 홈페이지상 시놉시스를 통해 "남자들의 세계가 정글이라면 여자들의 세계는 뒤웅박의 세계다. 부잣집에선 뒤웅박에 쌀을 담았지만 가난한 집 아낙은 소여물밖에 담지 못했다"며 "쌀로 채워지는 인생이냐 소여물로 채워지는 인생이냐가 남편 능력에 달렸다는 불합리한 현실을 비틀어봤다"고 설명했다. 이미 중반기에 접어든 드라마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박지은 작가는 "온달수는 교과서적인 인물인데 사회에선 지진아다. 1급수에나 살 법한 '쉬리'여서 이 세상에선 맞지 않는 인물"이라며 "그런 달수가 조금씩 인정받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그런 결말 역시 결국 판타지로 남게 될 것 같아 불안하다"는 게 박 작가의 우려다. ☞ [리빙 앤 조이] 바로가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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