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한국인 보다 한국말 잘하는' 법무법인 율촌 린튼변호사 "가족들 5대째 한국에 살고있죠"외국변호사에도 다양한 기회제공 율촌의 매력에 끌려 2년전 합류기아車 러 유통망 구축사업등 기여 해외로펌, M&A분야 국내활동 활발이미 법률시장 경쟁체제 진입한셈 송주희기자 ssong@sed.co.rk 사진=김동호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국내 로펌에서는 이제 외국변호사가 드물지 않다. 과거 같으면 '인수합병(M&A) 딜'이 생기면 그때 마다 외국변호사들을 불러 함께 일하긴 했지만, 요즘처럼 로펌내 사무실에서 직접 고용돼 일한 지는 최근 일이다. 외국 변호사가 한국적 환경에 적응하기는 처음부터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무법인 율촌의 데이비드 린튼(David Jonathan Linton) 변호사처럼 '한국인보다 한국말을 더 잘하는' 변호사들도 있다. 린튼 변호사를 만나 그의 특별한 사연을 들어봤다. 법무법인 율촌이 입주해 있는 서울 삼성역 근처의 한국섬유회관. 이 건물 12층에 위치한 회의실 문을 열자 파란눈의 외국인 변호사가 "안녕하세요, 데이비드 린튼 변호사입니다."라며 환한 미소로 인사를 한다. 한국인처럼 또박또박한 발음 때문에 '외국변호사가 맞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5대째 한국과 인연=린튼 변호사의 고조부 유진 벨씨는 기독교 선교를 위해 한세기 전인 1895년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그의 가족들은 5대째 한국에서 살고 있다. 그의 할아버지 휴 린튼(인휴)은 순천등 국내에 교회를 세우고 선교활동을 펼쳤다. 우리나라 촌수로 치면 작은 아버지 뻘인 그의 삼촌 존 린튼은 국내에서 '인요한'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유명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이다. 또 다른 삼촌 스티브 린튼(인세반)은 북한 주민들에게 결핵약을 보급해온 '유진벨 재단의 회장이다. 린튼 가계는 미국보다는 한국과 더 인연이 깊은 셈이다. 대를 이어온 한국과의 인연은 린튼 변호사에게도 한국을 찾게 만들었다. 미 콜롬비아 대학에 진학한 린튼 변호사는 재학 시절, 유독 한국인 친구들이 많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콜롬비아대학 재학생 중 한국계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미국 전체 인구 중 한국계가 차지하는 비율보다 10배 이상이 높았다. 그는 조부 때부터 이어온 인연으로 '한국 친구들과 더 교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1993년과 1994년 서울대에서 공부를 했다. 린튼 변호사는 한국어를 좀 더 빨리, 유창하게 배우고 싶어서 한국인 친구 두 명과 동거를 시작했다. 신림동의 낡은 24만원짜리 월세 원룸에서 시작한 자취생활. 셋이 겨우 누울 수 있는 작은 방에, 따뜻한 물도 나오지 않았지만, 린튼 변호사는 당시 기억을 잊을 수 없다. 그는 "우정도 키우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정이 더욱 많이 생겼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제한 없는 기회제공, 율촌에 끌려=한국 생활을 통해 생긴 관심은 린튼 변호사가 한국에서 변호사 활동을 결심하는 큰 계기가 됐다.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그는 2년전 율촌에 합류했다. 그는 "당시 율촌은 몸집 키우기를 위한 인위적인 합병을 하지 않으면서도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며 "외국인 변호사의 업무를 단순 번역 일에 국한하지 않고 제한 없이 다양한 기회를 주는 것도 매력적이었다"고 합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율촌이 국내 로펌들 가운데 외국변호사 비율이 가장 높다는 매력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와 외국인 변호사 여럿이 소속된 율촌 러시아ㆍCIS팀은 지난해 10월 기아차가 러시아 시장에서 독자적인 유통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에 투입돼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냈다. 절반 이상은 이미 '한국인'이 되어버린 린튼 변호사이지만,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 문화가 있다. 그는 이따금 한국인들의 '할 수 있다'는 태도에 당황하곤 한다. 그는 "처음 경험하는 것들조차도 쉽게 해 낼 수 있다고 간과해 자신들의 방식을 강요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렇지만 '할 수 있다'라는 도전정신이 다른 사람들이 상상하지 못한 엄청난 일들을 성취하게 하기도 하는 게 아니겠느냐"며 웃어보였다. '국내 법률시장 개방'에 대한 질문에 그는 "국내 법률시장이 개방된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M&A같은 분야처럼 이미 해외 로펌들이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분야들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09년 1월부터 3월까지의 기간 동안 한국 당사자가 관련 거래를 가장 많이 자문한 13개 로펌 중에서 8개가 외국 로펌이었다"며 "이런 점에서 볼 때 한국 로펌들은 이미 외국 로펌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고, 따라서 이미 한국 법률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외국로펌과 어떻게 경쟁할 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유익할 것 같다"는 '변호사 다운' 솔루션을 내놓았다. 5년에 가까운 한국 생활. 파란 눈의 미국인 변호사 린튼은 어느덧 밥 힘으로 하루를 버티고, 된장찌개의 구수한 냄새를 사랑하는 또 다른 한국인 '인대위'가 돼 있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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