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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수입차시장 '선전포고'

3490만원 '캠리'등 4종 한국 출시… 유럽 차업계 초긴장<br>장기적으론 현대·기아차와 한판 승부 예상

토요타 후노 유키토시 부사장(왼쪽 두번째)과 치기라 타이조 한국토요타자동차(오른쪽 두번째)가 20일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신차발표회를 갖고 토요타 브랜드의 공식판매를 알렸다. 김동호기자 dhkim@sed.co.kr

도요타가 한국시장에 상륙했다. 세계적인 베트스셀링카 '캠리'와 하이브리드차의 대명사 '프리우스'를 앞세운 도요타의 진출은 단기간에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출시와 함께 드러난 도요타의 가격 전략은 국산차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는 내수시장을 잠식해나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가격 예상보다 낮아=세계 1위의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가 20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공식 론칭 행사를 갖고 한국시장 진출을 알렸다. 지난 2001년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로 한국에 진출한 도요타는 이번에 '캠리'를 비롯해 '캠리 하이브리드' '프리우스' 'RAV4' 등 도요타 브랜드 4개 모델을 국내에 들여온다. 특히 배기량 2,500㏄의 캠리는 전세계적으로 총 1,200만대가 팔린 중형 세단으로 국내 판매가격을 3,49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이밖에 RAV4가 3,210만원(이륜구동) 및 3,490만원(4륜구동), 캠리 하이브리드(2.4리터+전기모터)가 4,590만원, 프리우스(1.8리터+전기모터)가 3,790만원으로 정해졌다. 도요타는 기존 렉서스와는 전시장을 분리해 운영하기로 하고 서초•대치•분당•용산•부산 등 5곳의 매장에서 이날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 ◇유럽 수입차 업계도 긴장=도요타의 진출은 국내 수입차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도요타는 올해 말까지는 월 500대, 내년부터는 월 700대를 판매할 계획. 관심에 비하면 보수적인 목표지만 계획대로만 팔아도 연 8,500대, 렉서스 브랜드를 포함할 경우 1만5,000대 안팎의 판매량을 올리게 된다.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이 연간 6만1,000여대(2008년 6만1,648대)가량임을 감안하면 도요타는 수입차 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달성하게 되는 셈이다. 예상되는 '도요타 효과'는 올해 들어 위축됐던 일본차 업체의 선전까지 견인해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35.5%의 점유율을 보였던 일본차는 엔고 등의 영향으로 지난 9월 말 현재 23.9%까지 떨어졌다. 유럽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도요타의 한국 진출이 다소 떨어졌던 일본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유럽차 업체들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계획으로 국산차와 승부=이날 행사에서 지기라 다이조 한국토요타 사장은 "한국차와 경쟁하기 위한 가격정책이 아니며 공급물량도 늘릴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변함없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은 없다. 도요타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를 출시한 후 9년 동안이나 도요타 브랜드의 출시 시기를 저울질했다. 오래 기다린 만큼 도요타 브랜드 역시 장기적인 안목에서 국산차 시장 잠식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도요타 측이 강조한 '한국시장에서의 포지셔닝(positioning)'이 완성되면 연간 공급물량을 1만~2만대씩 늘려가며 시장을 확대할 공산이 크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요타 브랜드는 이미 입증된 성능에 가격경쟁력까지 갖추고 들어왔다"며 "현대ㆍ기아차와 승부를 벌이기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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