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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폭에 담겨진 밝음·어둠의 경계…

서양화가 김성호展 16일까지


동이 터오는 새벽과 땅거미가 내린 저녁, 혹은 가로등 불빛만 덩그런 비 오는 밤….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는 이런 시간은 고단한 생활의 무게가 어깨를 내리누르는 때일 수 있지만 동시에 아스라한 삶의 희망이 고개를 드는 순간이기도 하다. 서양화가 김성호(47)는 이런 풍경만을 화폭에 담는다. 도시의 소시민이 볼 수 있는 일상적이고 사실적인 장면이지만 독특한 붓질과 기법은 추상화와의 경계를 허문다. 가령 작가는 광선의 특정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주변부를 과감하게 면으로 처리하거나 생략한다. 예상을 깨는 구도와 대범한 화면처리, 검정ㆍ파랑ㆍ노랑ㆍ회색 등의 색조로 표현된 도시인의 정서가 작가의 개성을 드러낸다. 얼큰하게 취한 몸을 이끌고 걷는 듯한 작품 '새벽'은 압생트(absintheㆍ술의 일종)에 취해 노란 빛깔의 명작을 남긴 반 고흐를 떠올리게 한다. 푸르스름한 하늘이 화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도시풍경은 63빌딩과 남산 등지에서 내려다 본 장면. 이른 새벽 출근길을 열어주는 시내버스도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위안이 되는 20여 점의 그림은 인사동 선화랑에서 16일까지 전시된다. (02)734-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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