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해 독일을 제치고 전세계 수출 1위를 차지한 것이 분명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WSJ이 인용한 전세계무역정보서비스(GTIS)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0월까지 9,570억 달러어치 상품을 수출했다. 이는 같은 기간 9,170억 달러어치를 수출한 독일을 400억 달러 앞서는 것이다. WSJ은 11, 12월 두 달 동안에도 중국의 우세가 이어져 중국이 전세계 수출 1위에 올라선 것이 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은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10월까지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4% 줄었다. 하지만 독일은 같은 기간 27.4% 급감해 중국에 추월당했다. 전세계 3위인 미국은 같은 기간 수출이 21.4% 줄었다. 중국은 이전까지 수출이 매년 20%씩 증가해 세계 1위 등극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중국이 수출 시장에서 독일에 비해 타격이 적었던 것은 소비재 위주의 수출 상품 구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독일은 경기 침체로 급감한 설비 투자에 직결되는 기계류 등 중공업 상품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전문가들은 또 중국 위안화가 달러 가치에 고정돼 있어 달러의 약세 흐름 속에 경쟁국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았던 것도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값싼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 경향도 중국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독일이 오히려 실리를 챙겼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수출하기 위해 설비투자에 나서면서 독일로부터 기계류 등을 대거 수입했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의 수출업자들은 지난해 중국 등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이 증가했다고 전하고 있다. 독일 수출협회의 엔스 나겔 연구원은 "중국은 우리의 경쟁자이지만 우리의 가장 역동적인 시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수출 1위에도 불구하고 국민 경제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WSJ은 분석했다. 마진이 적은 상품을 대량생산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인디애나대학의 중국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는 ""중국의 수출량이 늘었다고 해도 기업들이 강해졌다거나 체질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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