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레스 그렉슨 미국 국방부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로 미국 영토를 공격할 잠재적 역량을 갖고 있어 핵무기와 결합될 경우 엄청난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렉슨 차관보는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한반도 현안 청문회에 출석,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이 (지난해 4월)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에 실패, ICBM 역량이 아직 세련된 기술 수준까지 도달하지 않았음을 보여줬지만 이론상 미국 영토를 공격할 역량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 노력을 감안할 때 탄도미사일은 매우 우려되는 사안"이라며 "핵무기 탄도미사일이 개발되고 배치될 경우 역내 평화ㆍ안정에 기존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북한이 핵장치들을 폭발시킬 능력을 입증했지만 아직 신뢰할만한 핵 능력을 갖추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렉슨 차관보는 또 "북한은 재래식ㆍ비재래식 무기 역량을 개발하면서 동시에 다른 나라들에 무기를 수출, 미국의 동맹ㆍ우방국과 이해에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며 "북한은 금지된 군사기술을 하나 이상의 국가에 이전하기 위해 다수의 국제규범과 제재ㆍ결의안들을 위반해 왔다"고 비난했다.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청문회에서 "우리는 (대북정책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언급한 `전략적 인내'를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비교적 성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캠벨 차관보는 북한이 "블랙박스와 같은 나라"라며 대북정보 수집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국무부는 이날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행동을 먼저 하면, 그에 상응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거듭 밝혔다.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천안함 사태 등으로 단절된 대화를 재개하고 싶다면) 먼저 취해야만 할 조치가 있다. 북한이 보여줄 행동을 토대로 그들이 대화로 돌아오는 것은 물론 그런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에 진전을 이루겠다는 진정성이 있는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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