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등 에너지 가격 상승의 여파로 미국의 엑슨모빌, 중국 페트로차이나, 러시아 가즈프롬 등 이른바 에너지 기업들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가즈프롬은 이틀새 주가가 6%나 급등해 시총 규모 8조2,800억 루블(3,474억달러)의 세계 3위 기업에 등극했다. 가스프롬의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공식 취임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가즈프롬의 시총액은 차이나모바일의 3,373억달러와 GE의 3,250억달러를 추월했다. 미국 메이저 석유기업 엑슨모빌은 4,690억달러로 1위에, 중국 페트로차이나(석유천연가스공사)는 4,460억달러로 2위에 자리매김했다. 페트로차이나는 지난달 초만해도 시총액이 5,400억달러를 넘어 세계 1위를 탈환했지만 중국 증시 폭락으로 2위로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한 고유가 수혜를 누리며 당분간 호황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로열더치셸과 BP는 지난 1ㆍ4분기 실적에서 순익이 각각 25%, 63%나 급증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미 시사경제지 포브스가 지난 4월 발표한 글로벌 기업 2000에서 상위 20위 중 8개가 에너지 기업이었다. 여기에는 브라질 국영기업 페트로브라스, 네덜란드의 로얄 더치 셸, 영국 BP 등이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특히 자원사업에 능란한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전 대통령의 에너지 국영화 전략을 계승하는 정책들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 가즈프롬의 성장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천연가스의 가격 상한제를 폐지하고, 최근에는 천연가스 생산업체들이 거래가를 내년에 25%, 2011년에는 40%까지 인상할수 있도록 완화조치를 취했다. 크리스 위퍼 우랄시브 파이낸셜 수석 전략가는 “가즈프롬이 GE와 차이나모바일을 추월한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시총액이 1조달러까지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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