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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명분없는 전쟁

이재용 기자 <국제부> jylee@sed.co.kr

[기자의 눈] 명분없는 전쟁 이재용 기자 jylee@sed.co.kr 이재용 기자 지난해 3월 세계를 발칵 뒤집었던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결국 ‘명분 없는 전쟁’이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국 상원정보위원회는 지난 9일 발표한 이라크 관련 정보보고서에서 이라크전은 정당한 근거 없이 과장된 정보에 의해 이뤄진 전쟁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쟁을 벌인 두 가지 명분이었던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의 연관성이 모두 근거 없는 것이었다고 결론지었다. 이라크전이 명분 없는 전쟁이었다는 증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함께 이라크 침공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영국 의회의 이라크전진상조사위원회도 조만간 전쟁 결정과정과 관련해 자국 정보기관을 비난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사실 이 같은 주장은 그리 새로운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라크전을 주도한 미국과 영국에서조차 양심고백성 반성이 나왔다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라크전쟁을 주도하거나 병력을 보낸 국가의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정권유지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라크전이 잘못된 전쟁이라는 미국 상원보고서는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이라크 위협을 과장했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최근 심각하게 사임문제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11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도 연금문제와 일본의 다국적군 참가가 문제돼 집권당인 자민당이 패배했다. 이라크전이 명분없는 전쟁임이 확인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그리 마음 편한 일이 아니다. 한국도 곧 이라크에 3,000명의 추가병력을 파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라크 파병이 이라크의 재건을 돕기 위한 인도적 목적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명분 없는 전쟁’과 ‘인도적 지원’은 왠지 앞뒤가 맞지 않는 느낌이다. 미국 상원은 이라크전에 대한 진실을 미리 알았다면 이라크전을 승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뒤늦게 후회했다. 이제 진실을 모두 알게 된 우리 정부가 앞으로 ‘명분 없는 전쟁’에 어떤 명분을 내세울지 궁금하다. 입력시간 : 2004-07-1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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