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소년 발목잡은 문헌인용 누락… 미국학회, 송유근 논문 '표절' 확정

천재소년 송유근(17)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학생(석박사 통합과정)의 논문에 대해 미국 천문학회가 표절로 인정한 가운데 송군의 지도교수인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이 "철회된 논문에 후속연구를 더해 더 나은 새 논문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25일 대전 유성구 UST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연구위원은 "(지난 2002년 박 연구위원의 발표자료를 표절했다는) 판단을 인정한다"며 "당시 학술대회가 '워크숍' 성격이어서 (송군과의 공동논문에) 인용 명기를 하지 않은 것이 큰 불찰"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연구위원은 "송군의 논문이 과학적으로 뛰어나다는 점은 여전히 자부한다"며 "송군이 블랙홀뿐 아니라 우주론과 초끈이론 등 공부를 계속하고 있어 후속연구에 성공하리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천문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ApJ)'은 2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ApJ 10월5일자에 실렸던 송군의 논문(Axisymmetric, Nonstationary Black Hole Magnetospheres:Revisited) 게재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일반 상대성 이론의 천체물리학적 응용이 주제인 이 논문은 비대칭·비정상 블랙홀의 자기권에 대한 것으로 송군이 제1저자 겸 공동교신저자이며 송군의 지도교수인 박 연구위원이 제2저자 겸 공동교신자로 참여했다.



ApJ 측은 "해당 논문이 박 연구위원이 2002년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발표자료(proceeding)'와 상당 부분 유사한데도 이를 인용했음을 명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2002년 프로시딩 인용 사실을 명시하지 않은 것이 동료 심사(peer-review) 과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송군과 박 연구위원의 논문이 2002년 박 연구위원의 발표자료를 '자기표절'했다고 본 것이다.

한편 송군은 'SCI급 국제저널 1저자 논문 1편 이상 게재'라는 UST의 학위 수여 조건에 모자라 내년 2월로 예정됐던 '최연소 박사 학위 취득'이 무산됐다. /조양준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