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양적완화 시작 이후 지금까지 시장에 쏟아진 자금은 4조5,000억 달러(약 5,296조 원)에 이른다. 미국 연방정부의 내년 1년 예산(4조달러)보다 많은 금액이 6년 여간 시중에 풀린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는 양적완화 자금회수 방안과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과거 재닛 옐런 의장의 발언에 비춰 양적완화 자금 회수가 단기적으로 시행되기 보다는 장기 계획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09년 3월 처음 시작돼 5년여간 양적완화가 지속된 만큼 이 돈을 회수하는 데도 최소 비슷한 기간을 들여 시장 충격을 줄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옐런 연준 의장은 미 상원 예산위원회 청문회에서 “양적완화에 따른 막대한 보유채권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줄이는 데 5~8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은 옐런의 이 같은 발언을 기준으로 연준의 양적완화 자금 회수에 따른 포트폴리오 정상화 기간을 7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적완화 자금 회수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예상된다. 만기 채권에 대해 원금과 이자를 받고 채권을 소멸시키는 방법과 만기 이전의 채권을 시중에 내다 팔아 돈을 거둬들이는 것이다. 옐런 의장은 지난해 청문회에서 자금 회수를 위한 보유채권 축소폭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볼 때 지금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채권을 내다 팔 경우 시장에 충격이 가해지기 때문에 연준이 채권을 다시 사들이는 조건을 단 ‘역 리포’(reverse repo) 방식을 사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시중 금융기관의 자금을 정해진 기간만큼 연준에 예치하는 기간제 예금(term deposit) 규모 확대 등도 거론된다.
옐런 의장은 이날 회의가 끝난 뒤 연준은 보유 채권에서 나오는 원리금을 재투자하고 만기 채권은 입찰을 통해 만기연장하는 지금의 정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이 정책을 연방 기금 이자의 정상화가 잘 굴러갈 때까지 계속 진행하고 당분간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란 뜻이다.
한편 연준은 연방기금 금리를 2008년 12월 제로(0) 수준까지 끌어내렸지만 경기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자 2009년 3월 이른바 비전통적(unconventional) 방법인 돈 풀기 작전에 나섰다.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은 “경기 부양을 위해서라면 헬리콥터에서 돈을 뿌려대겠다”라는 평소 소신대로 1조4,500억 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을 통해 시장에 돈을 쏟아 냈다. 1차 양적 완화가 큰 소득이 없자 연준은 2010년 11월부터 6,000억 달러의 채권을 더 사들이는 2차 양적완화에 나섰고 이어 2012년 9월부터 3차 양적완화까지 실시해 지난해 말까지 총 4조5,000억 달러어치의 채권을 사들였다./홍병문기자hb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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