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전 STX 회장 집유로 풀려나

서울고법 "분식회계 혐의는 무죄"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수감됐던 강덕수 전 STX 회장이 "수조원대 분식회계는 저지르지 않았다"는 항소심 판단에 따라 집행유예로 풀려나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5부(김상준 부장판사)는 "1심이 유죄로 판단한 분식회계 혐의는 무죄"라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STX가 지난 2009~2013년 STX조선해양의 영업이익 2조3,264억원을 부풀리는 등 분식회계를 저지른 사실은 인정된다고 봤지만 강 전 회장은 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결론을 냈다. 당시 STX조선해양 최고재무담당자(CFO)였던 김모 전 전무의 단독 범행으로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김 전 전무가 공격적인 환헤지 전략을 펴다가 실패하자 이를 숨기기 위해 분식회계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강 전 회장은 환헤지 실패나 분식회계 사실을 보고 받았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강 전 회장은 분식회계에 기반한 사기대출 및 회사채 발행 혐의도 벗게 됐다.



다만 3,000억원대 횡령 배임 혐의의 경우 910억원 상당은 유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그룹 살리기 차원에서 계열사를 지원하다 손해가 났다고 배임 행위라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강 전 회장은 상법 등에서 금지하는 경영상 행위를 위배하고 무리하게 계열사를 지원한 부분이 있어 일부 유죄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법원은 분식회계 혐의가 무죄인 점, 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해 불가피하게 배임 등을 저지른 점 등을 감안해 강 전 회장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민준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