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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과학도시 대전에서 개최된 세계과학정상회의는 각국 과학기술부처와 국제기구 대표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세계 과학기술의 미래 10년을 바라본 '대전선언문'을 남기고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76개 국가 및 국제기구의 대표단을 비롯해 노벨상 수상자 등 세계 저명인사들을 포함한 3,8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기후변화·빈곤·전염병 등 글로벌 문제 해법을 위한 새로운 과학기술 혁신방안과 글로벌 비전을 논의한 뜻깊은 자리였다. 지난해 10월 부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에 이어 1년 만에 또다시 대규모 국제회의를 치러낸 것이어서 개인적으로도 감회가 새로웠다.
ITU 전권회의는 전 세계의 정보통신기술(ICT) 장차관들과 전문가들을 초청해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우리의 ICT 선진역량을 재확인한 자리였다. 올해 개최된 세계과학정상회의에서는 우리 과학기술계가 오픈 사이언스 등을 통해 국제협력에 적극 참여해 중요한 역할을 해내며 세계 일류로 올라서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자리였다. 세계과학정상회의의 핵심행사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과학기술 장관회의에 최초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들을 초청해 선진국과 개도국 간 과학기술협력의 물꼬를 튼 것도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제대로 해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에 다름 아니었다.
이런 점에서 특히 우리의 창조경제정책에 쏟아진 전 세계의 지대한 관심은 이번 회의 최고의 성과 중 하나라 하겠다. 앙겔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을 비롯해 호주·체코슬로바키아·사우디아라비아·코스타리카 등 각국 대표들은 회의기간 동안 직접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아 창조경제모델의 탐구에 열을 올렸다. 실제로 OECD는 '혁신전략 2015' 보고서를 통해 우리의 창조경제정책을 독일의 첨단기술전략, 핀란드의 연구개발(R&D) 혁신전략과 함께 혁신을 위한 전략적 접근방법의 성공사례로 제시했다. 창조적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의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검증하고 사업화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우리의 창조경제모델이 그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세계의 혁신을 선도할 가장 유망한 글로벌 협력의 주제로 떠오른 것이다.
세계과학정상회의는 지난달 성료됐다. 우리에게는 더욱 중요한 과제들이 남았다. 대전선언문의 장밋빛 미래는 우리가 과학기술혁신과 창조경제로 세계를 선도할 수 있어야만 가장 가치 있는 현실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우리의 주도로 선진국과 개도국들이 손잡고 과학기술혁신을 통한 글로벌 문제 해결에 힘을 합칠 때, 세계과학정상회의는 한 차례의 국제행사를 뛰어넘어 지구촌에 밝은 미래를 가져올 새로운 과학기술혁신 패러다임의 큰 시작점으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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