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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말이야기] 인재를 얻는 법… 천리마 알아보는 백락 있다면

강필주 '백락상마도'

강필주_백락상마도_근대_말박물관_소장

대학수학능력평가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2년의 학업 성취도를 단 한 번에 평가하는 기형적인 대학입학 시스템의 문제는 부모님들 세대를 거쳐 우리 자녀들에게까지 대물림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인재를 얻는다는 것은 비단 한 대학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와 국가를 생각했을 때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뛰어난 인재란 소수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각 분야별 적재적소에 자신의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인재들을 찾아 교육하고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이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었습니다. 옛날에는 말 한 마리를 사는 데도 관상가를 데려다 볼 정도로 신중을 기했습니다. 예를 들어 말 한 마리를 구입하게 되면 10~15년 이상 전투 혹은 농사·운송에 써야 하는데 혹시라도 적합하지 못한 말을 선택하면 낭패를 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을 감별하는 것을 상마법(相馬法)이라고 하며 이를 업으로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상마로 유명한 사람이 수의학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전국시대 진나라의 손양(孫陽)인데 그에게는 백락(伯樂)이라는 별명이 있었습니다. 본래 백락은 천마(天馬)를 다스린다는 별의 이름입니다.

백락은 비루먹은 말이라도 천리마인 것을 용케 알아보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말 시장을 지날 때 그가 한 번 돌아보기만 해도 그 말의 가격이 10배나 올랐다는 이야기도 전합니다. '백락일고(伯樂一顧)'의 고사는 백락이 준마를 한눈에 알아봤듯이 사람 또한 자신을 알아주는 자를 만나야 출세할 수 있음을 비유한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는 준마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묵묵히 밭을 갈거나 짐을 옮기는 말, 마차를 끄는 말, 장애물을 넘는 재주를 부리는 말,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는 말도 필요합니다. 세상이 얼마나 넓고 직업의 분야가 많은지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에게 꼭 맞는 학업과 직업을 찾는 일에 부모님이나 선생님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모두 백락의 눈이 되어 바라보고 도와줬으면 합니다.

당나라 시인 두보는 과거시험에 실패한 조카에게 다음과 같은 글을 보냈습니다.

잠시 준마가 서리에 발굽이 미끄러졌다 해도 실패인 것은 아니다(暫蹶霜蹄未爲失·잠궐상제미위실). 곧 빼어난 인물로 드러나는 것은 어려운 일 아니리(偶然擢秀非難取·우연탁수비난취). '취가행(醉歌行)' 중. /김정희(말박물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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