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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칼럼] 미국의 미래 옥죌 '교육 버블'

학자금 대출 1조2,000억弗 육박… 빚 안고 졸업해도 취직 어려워


정부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중요 공공재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경제·금융 분야에서 부정적 결과가 발생할 수 있고 때로는 국가 시스템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은 10년 전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이미 발생했다. 은행은 집을 살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까지 대출을 확대했고 이 같은 잘못된 주택담보대출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이 된 부동산 버블이 터지면서 세계 경제는 오랫동안 경기 침체에 빠져들었다. 중국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정부는 많은 사람들이 주식 투자에 참여해 주가가 상승하기를 원했고 그 결과 버블이 발생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전 세계로 도미노 효과를 줄 수 있는 무질서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자는 의도로 시작된 미국의 학자금 대출도 비슷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제대로 대처할 시간은 있다.

교육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교육은 개인과 사회에 큰 성과를 가져다준다. 더 큰 학문적 성취는 경제적 풍요를 가져다주고 사회에 대한 만족감도 올려준다. 미국 대학 졸업생들의 실업률은 2.5%로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는 이들에 비해서는 3분의1 정도 낮다.

지난 10년간 높은 등록금, 늘어나는 입학생 수, 그리고 높은 학자금 대출 의존으로 인해 학자금 대출은 무려 3배나 상승했다. 그 규모는 1조2,000억달러에 달하는데 소득 하위 4분위(순자산액 8,500달러 이하) 가구 자산의 60%를 넘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 대학졸업생 10명 중 7명은 빚을 안고 사회 출발을 시작하며 총 부채규모도 신용카드 대출이나 자동차 대출 규모를 넘어선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교육에 대한 투자를 통해 얻는 이득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경제 성장 둔화와 여러 사회환경 변화 요인으로 인해 대학졸업생들은 직장을 찾기 힘들어졌다. 대학교는 경제 필요에 맞춰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것에 더딘 편이다.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은 승자독식 구조를 더욱 악화시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정치인들은 경제 거버넌스에 책임을 져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감소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비전통적인 금융정책에 오랜 시간 동안 의존해온 미국 의회는 근로자들의 훈련과 숙련도를 높이고 교육과정을 현대화시키며 새로운 기술을 효율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춘 종합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인프라투자와 더 나은 법인세 정책, 새로운 예산정책도 필요할 것이다.

학자금 대출이 늘어나면서 이득을 본 미국 대학들의 경우 비용 줄이기에 나서야 한다. 고등교육에서 학자금 대출이 없는 방향으로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다. 가계에는 교육을 위해 더 많이 저축하고 더 빨리 저축을 시작해야 한다고 독려해야 한다. 학자금 대출은 더 투명하게 공개돼 지원자들이 책임 있는 선택, 예를 들면 등록금이 더 싼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를 전통적인 대학 교육을 받는 디딤돌로 생각하는 방식을 고려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소득에 따라 대출금을 다르게 상환하도록 하는 방식도 생각해야 한다.

이 같은 방법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과 이 같은 방안 사이의 괴리가 커진다면 위험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대출 받은 이들의 채무 부담이 커져 재무탄력성과 경제에 미치는 생산적인 기여가 줄어든다면 정부는 미래의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채탕감이나 구제금융 등 직접적인 방식으로 부채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이는 교육기회의 불평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전 핌코 CEO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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