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력산업의 경고등이 꺼질 줄을 모른다. 한국이 압도적 경쟁력을 보유해온 국내 굴지의 조선기업 협력업체 57곳이 최근 문을 닫았다고 한다. 제조업 매출 증가율도 사상 처음 감소를 기록했다. 그간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제조업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필자가 방문한 독일에서는 독일 제조업의 세계경쟁력 탈환을 위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다양한 시도와 리더십이 화제다. 특히 일본식 제조혁명을 확인하기 위해 다임러-미쓰비시 합작 공장을 직접 방문하기까지 했다. 2011년 독일은 제조업의 소프트파워 확대를 위해 제조생산 방식의 일대 혁신을 내건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발표했다. 잘 알려진 대로 인더스트리 4.0은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생산·관리·서비스 등 제조의 전 주기를 인텔리전트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 제조업은 수출의 90%를 차지할 만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이러한 제조업의 국가적 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 정부도 '제조업 혁신 3.0전략' 추진이 한창이다. 이 전략은 오는 2020년까지 제조 전 과정을 IoT와 연동한 스마트공장을 만개까지 구축해 2024년 제조업 세계 4강을 목표로 하는 것이 목표이다. 하지만 일선 중소기업 현장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얼마 전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무려 조사기업의 61.8%가 제조업 혁신 3.0전략에 대해서 처음 들어봤다고 응답했다. 연구인력·설비·ICT 기반이 턱없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아직 새로운 제조업 혁신에 임하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차세대 제조업 혁신은 대기업뿐만이 아니라 이들과 가치사슬을 형성하는 중소 협력업체와 함께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제조업 혁신전략은 중소기업의 역량 강화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중소기업을 강한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키고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과도 연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전통적 방식에 머물러 있는 중소기업을 혁신형으로 리모델링하는 데 국가적 역량결집이 필요하다. 일차적으로 중소기업에는 연구개발(R&D)은 물론 생산스마트화 및 품질관리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현재도 정부 출연연구기관과 지역 전문기관 등을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개별 기관의 지원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산학연이 함께 모여 중소기업의 스마트팩토리화를 구현하는 '중소기업 맞춤형 혁신클러스터' 구축도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다. 인재 양성을 비롯해 기술지원, R&D까지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클러스터형 방식은 중소기업이 필요한 역량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현재 우리나라는 제조업 혁신 3.0을 추진하는 명확한 구심점이 필요하다. 차세대 제조업은 다양한 기술과 분야가 접목돼 이뤄지는 만큼 개별 기술·분야를 아우르는 플랫폼 기능이 있어야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차세대 제조업은 ICT와 생산기술의 범위를 넘어 보다 넓은 융합적 관점으로 확장돼야 한다. 제조업 3.0이 단순 ICT 적용에 머문다면 이미 추진돼 오던 공장자동화에 그칠 것이다. 따라서 ICT와 제조기술을 넘어 재료·소재·보안·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적 접근을 통해 산업 전반의 부가가치 향상이라는 거시적 안목으로 추진해가야 할 것이다.
제조업 혁신은 이제 시작이다. 이를 통해 만들어갈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과학입국이라는 혜안으로 경공업 중심의 수입대체형이었던 제조업을 조립장치사업으로 집중 육성해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바 있다. 지금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또 한 번의 위기를 기적으로 바꿀 만전지책(萬全之策·작은 틈도 찾을 수 없는 완벽한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이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
최근 필자가 방문한 독일에서는 독일 제조업의 세계경쟁력 탈환을 위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다양한 시도와 리더십이 화제다. 특히 일본식 제조혁명을 확인하기 위해 다임러-미쓰비시 합작 공장을 직접 방문하기까지 했다. 2011년 독일은 제조업의 소프트파워 확대를 위해 제조생산 방식의 일대 혁신을 내건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발표했다. 잘 알려진 대로 인더스트리 4.0은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생산·관리·서비스 등 제조의 전 주기를 인텔리전트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 제조업은 수출의 90%를 차지할 만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이러한 제조업의 국가적 위기를 타개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 정부도 '제조업 혁신 3.0전략' 추진이 한창이다. 이 전략은 오는 2020년까지 제조 전 과정을 IoT와 연동한 스마트공장을 만개까지 구축해 2024년 제조업 세계 4강을 목표로 하는 것이 목표이다. 하지만 일선 중소기업 현장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얼마 전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무려 조사기업의 61.8%가 제조업 혁신 3.0전략에 대해서 처음 들어봤다고 응답했다. 연구인력·설비·ICT 기반이 턱없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아직 새로운 제조업 혁신에 임하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차세대 제조업 혁신은 대기업뿐만이 아니라 이들과 가치사슬을 형성하는 중소 협력업체와 함께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제조업 혁신전략은 중소기업의 역량 강화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중소기업을 강한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키고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과도 연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전통적 방식에 머물러 있는 중소기업을 혁신형으로 리모델링하는 데 국가적 역량결집이 필요하다. 일차적으로 중소기업에는 연구개발(R&D)은 물론 생산스마트화 및 품질관리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현재도 정부 출연연구기관과 지역 전문기관 등을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개별 기관의 지원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산학연이 함께 모여 중소기업의 스마트팩토리화를 구현하는 '중소기업 맞춤형 혁신클러스터' 구축도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다. 인재 양성을 비롯해 기술지원, R&D까지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클러스터형 방식은 중소기업이 필요한 역량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현재 우리나라는 제조업 혁신 3.0을 추진하는 명확한 구심점이 필요하다. 차세대 제조업은 다양한 기술과 분야가 접목돼 이뤄지는 만큼 개별 기술·분야를 아우르는 플랫폼 기능이 있어야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차세대 제조업은 ICT와 생산기술의 범위를 넘어 보다 넓은 융합적 관점으로 확장돼야 한다. 제조업 3.0이 단순 ICT 적용에 머문다면 이미 추진돼 오던 공장자동화에 그칠 것이다. 따라서 ICT와 제조기술을 넘어 재료·소재·보안·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적 접근을 통해 산업 전반의 부가가치 향상이라는 거시적 안목으로 추진해가야 할 것이다.
제조업 혁신은 이제 시작이다. 이를 통해 만들어갈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과학입국이라는 혜안으로 경공업 중심의 수입대체형이었던 제조업을 조립장치사업으로 집중 육성해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바 있다. 지금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또 한 번의 위기를 기적으로 바꿀 만전지책(萬全之策·작은 틈도 찾을 수 없는 완벽한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이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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