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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바다를 꿈 꾼 소년, 해운왕이 되다

■ 사업은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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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문고보를 다니던 소년은 갑자기 가세가 기울자 해원양성소에 들어가 일본 조선소의 수습기관사가 된다. 식민지 소년의 눈에 비친 일본의 바다는 조선의 바다보다 넓어 보였다. 외항선을 타고 본 중국의 바다는 훨씬 더 넓었고 그의 개척정신을 자극했다. 하늘길을 연 대한항공과 바닷길을 연 한진해운,한진중공업 등 한진그룹을 창업한 고(故) 조중훈(1920~2002) 회장이다.

한진그룹 창립 70주년과 때를 맞춰 출간된 그의 일대기가 시대를 앞서 간 경영철학을 보여준다. 청년 조중훈은 상하이에 체류하며 국제 문물을 접했고 수요를 창출해 내는 유대인의 지혜를 배웠다. 수송사업을 시작한 후 월남전 때는 베트남에서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물건을 수송해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고 돈으로도 못 살 '신용'을 쌓았다.



서양의 경영이 합리성에 바탕을 두고 과학인 것과 다르게 조중훈에게서는 동양적 경영을 찾을 수 있다. 가시적이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가치가 분명히 있고,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없을지라도 돈으로 살 수 없는 정신적·문화적 가치를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다. 조중훈의 사업을 '예술'이라고 정의하는 이유다. 2만원.

/조상인기자 ccs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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