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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콘택트렌즈는 대부분 시력교정용으로만 착용했다. 그러나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렌즈를 시력교정은 물론 눈동자에 아름다움을 불어넣을 수 있는 패션용으로 착용하는 추세가 확대됨에 따라 컬러 콘택트렌즈(컬러렌즈) 시장이 뜨고 있다.
비젼사이언스는 이 같은 시장 변화를 미리 예견하고 컬러렌즈라는 틈새시장을 공략,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콘택트렌즈 다국적 기업들은 대부분 시력교정용 렌즈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전 세계 콘택트렌즈 시장 규모는 2015년 현재 약 7조원 수준. 이중 컬러렌즈 시장은 아직 4,000억원 정도다. 그러나 이 시장은 매년 10%이상 성장하고 있는 고성장 분야다.
오인환(54·사진) 비젼사이언스 대표는 "콘택트렌즈 유력 기업도 컬러렌즈에 대해서 만큼은 아직 기술력이 낮다는 것을 알고 공략했다"며 "시작은 틈새시장이었지만 지금은 꽤 탄탄한 시장을 구축했다"고말했다.
비젼사이언스는 내수가 없는 100% 수출기업으로, 현재 싱가폴·홍콩·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중국 등지로 컬러렌즈를 수출하고 있다. 올해 수출 목표는 1,200만 달러, 내년은 1,500만 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제51회 무역의 날'에는 '1,0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독자 기술력 및 글로벌시장 경쟁력을 인정받아 경북을 대표하는 'Pride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비젼사이언스가 수출 1,000만 달러 고지에 오른 데는 품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뒷받침됐다.
오 대표는 "컬러렌즈가 눈에 직접 닿는 의료기기인 만큼 철저한 품질관리에 나서고 있다"며 "샘플링을 통해 몇 개만 테스트하는 경쟁 업체와 달리 수백만개 렌즈 하나하나 100% 전수검사를 실시해 제로에 가까운 불량률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은 자연스럽게 바이어와 소비자들의 높은 신뢰로 이어졌다. 이 회사의 컬러렌즈는 타 회사 제품에 비해 단가가 2~3배 높지만 바이어의 주문량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소득 증가로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다양한 색상의 컬러렌즈 시장은 매년 커지고 있다. 마치 노화로 생겨난 흰머리를 감추기 위한 염색약이 검은색 위주에서 점차 갈색, 빨간색, 회색 등 다양한 색상이 출시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오 대표는 "컬러렌즈는 여성들에게 화장품과 같은 역할을 한다"며 "립스틱과 아이섀도의 색깔을 바꾸듯 렌즈의 색깔을 바꾸고 있으며 주요 수요층도 젊은 여성은 물론 동남아시아와 중국에서는 남성들의 소비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비젼사이언스는 지난 2004년 컬러렌즈를 유통하는 무역회사로 출발했다. 그러다 2007년부터는 아예 컬러렌즈를 직접 제조하는 기업으로 변신했다. 당시 컬러렌즈를 공급하던 업체가 다른 기업에 인수합병(M&A)돼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바이어들의 제안으로 컬러렌즈 제조에 뛰어든 것이다. 마침 M&A된 기업의 기술자들이 비젼사이언스로 옮겨와 기술력을 담보할 수 있었고 해외 투자유치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회사를 존폐 위기로 몰았던 사건이 결국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앞으로 100% 수출기업답게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드라이브를 건다는 전략이다. 중국, 동남아를 넘어 차기 개척 목표는 일본과 미국이다.
/경산=손성락기자 ss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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