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송', '인구론'이란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각각 '문과라 죄송하다', '인문계 90%가 논다'라는 뜻의 이 신조어는 취업률이 낮은 문과생들이 자신들의 처지를 한탄하는 자조적인 표현이다. 인문학 교육보다 당장 돈이 되고 취업이 잘 되는 실용학문을 추구하는 것은 비단 한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저자는 인문학을 경시하는 최근 미국의 분위기에서 여전히 인문학 교육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저자는 기업과 조직에서 안정된 삶이 보장되던 시기가 지나고 지식의 지형이 순식간에 바뀌는 것을 볼 때 현재 정치·경제·사회의 세력 구조가 과거와 근본적으로 달라졌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이처럼 유동적이고 불확실한 시대에 우리를 지켜줄 지식을 교양 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책에선 일본이나 중국, 한국 같은 아시아에선 학생에게 시험을 치르기 위해 지식을 암기하는 법을 가르치지만, 이것이 다양한 사고법이나 창의력을 개발하기엔 적합하지 않다고도 꼬집는다. 이를 근거로 미국이 섣불리 아시아 교육을 모방하려 하기 전에 가장 미국다운 교육, 개방적이고 혁신적이며 자유방임적인 문화가 강조되는 교육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1만 3,000원.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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