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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 선 패터슨 "진범은 에드워드 리"

'이태원 살인사건' 첫 재판서 혐의 강력 부인… 법정공방 예고

지난 1997년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아더 패터슨(36)이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패터슨에 대한 첫 준비기일에서 패터슨을 대리하는 오병주 변호사는 "피해자 조중필씨를 살해한 사람은 에드워드 리"라고 주장했다. 패터슨과 살인 현장에 함께 있었던 에드워드 리는 사건 당시 주범으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오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은 에드워드 리가 확실히 무죄라는 게 아니라 유죄 혐의를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였다"며 "여러 정황을 종합해보면 에드워드 리가 진범이 맞다"고 말했다. 리가 먼저 칼을 들고 살해 현장인 화장실로 들어간 점, 살인 사건 직후 웃으며 '사람을 죽였다'고 말한 점, 살인 당시 마약에 취해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패터슨은 살인 이후 머리·손 등 전신에 피를 뒤집어쓴 반면 리는 옷과 신발 일부에 약간의 피만 묻어 있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 오 변호사는 "패터슨의 옷은 사건 이틀 뒤 압수됐지만 리의 티셔츠는 5일 후 압수됐고 그 사이에 세탁기로 몇 번 돌린 상태였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패터슨이 범행 이후 칼을 쥐고 현장에서 나온 사실 등 객관적 증거로 혐의를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패터슨은 수염이 덥수룩했던 이전과 달리 면도를 한 상태였으며 내내 덤덤한 표정으로 재판 진행 상황을 지켜봤다. 검찰이 살인의 유력한 증거로 피를 뒤집어쓰고 있었던 점을 들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패터슨에 대한 두 번째 준비기일은 오는 22일 오후2시 진행될 예정이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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