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가 있는 날'이라도 만들자. 개인적인 건강과 국가 스포츠 산업 발전 양쪽을 위해서라도 그렇다. 매달 하루를 정하면 좋겠다. 스포츠 활동의 특성상 토요일이나 휴일이어야 하겠다. 체육시설이나 행사, 체육 관련 기관과 국민을 연결해 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스포츠가 있는 날'은 일반 국민이 운동을 하는 날이다. 스포츠와 친해지는 날이다.
효과는 클 것이다. 우선 2년여 앞으로 다가온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대비 차원이다. 올림픽의 수지타산, 경제적 효과, 경기 성적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크지만 정작 우리 국민의 동계 스포츠 향유에 대한 관심은 적다. 대표적인 겨울철 스포츠인 스키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나라의 스키장이 손님이 없을 것을 걱정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스포츠가 있는 날'은 동계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를 늘릴 수 있다. 정부나 스키업계, 그리고 관련 기관에서 우리 청소년들의 스키 활용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된다. 국민이 즐기는 운동이어야 국제대회 성적도 좋고 관련 산업도 성장한다.
두 번째로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양대 체육단체인 대한체육회·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 문제 해소 차원이다. 두 단체를 합쳐 좀 더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려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를 두고 통합 과정이 지지부진하다. 대한체육회는 전문체육인, 국민생활체육회는 생활체육인들이 각각 주축이다. 새로운 시도인 '스포츠가 있는 날'을 통해 통합 과정이 연착륙할 수 있다. 전문체육인은 유망 선수를 발굴하는 것과 동시에 일거리가 생기고 생활체육인들은 생활체육을 더 활성화시킬 수 있다. 상생인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국민의 운동 부족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세계적으로 선진국은 생활체육 강국이기도 하다. 이들 국가의 학교와 사회에서 스포츠를 자유롭게 맘껏 즐기는 모습은 우리를 부럽게 한다. 우리나라도 생활체육 활성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매년 10월15일은 '체육의 날'이고 '체육주간'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는 국민은 적고 TV나 게임에 매달리고 있다. 정기적인 '스포츠가 있는 날'은 건강한 신체를 부르는 방편이 될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과 연계하면 좋겠다. '문화가 있는 날'도 초기에는 문화를 싸구려로 판다는 식으로 예술인들의 불만을 샀지만 지금은 많이 정착됐다. '스포츠가 있는 날'은 전문체육인이나 일반인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날이 될 것이다. 국가 예산 확보에 대한 우려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 건강이 모든 것보다 중요하다는 대전제에서 프로그램들이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최수문 문화레저부 차장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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