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은 막판 골프를 즐기려는 골퍼들로 라운드 수가 많은 계절이다. 골프장 이용객이 많은 만큼 타구 사고 발생도 증가하게 마련이다.
라운드 중 경기보조원(캐디)이 샷을 해도 좋다고 해서 쳤는데 이 볼이 앞 팀의 골퍼나 앞에 서 있는 동반자에게 맞아 다친 경우라면 볼을 친 골퍼의 책임은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에도 앞 팀이 안전한 거리를 벗어났는지 확인할 의무 또는 동반자를 안전하게 피하도록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봐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물론 피해자에 대해 배상을 한 후에 해당 경기보조원에 대해 책임의 일부를 구상할 수는 있다. 경기보조원 역시 자신의 업무상 안전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경우에 경기보조원이 일하는 골프장의 책임은 어떨까. 이 부분은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다. 대법원은 경기보조원은 골프장의 근로자가 아니라 단지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로 보기 때문이다. 현행 판례에 따르면 골프장이 경기보조원에 대해 업무상 지휘감독권한 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는 부분이 다소 애매하다. 하지만 골프장이 경기보조원에 대해 사실상의 지휘감독 등을 행한다면 당연히 골프장에 대해서도 사용자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골프장 설계상의 이유로 앞 팀이 제대로 보이지 않거나 그 간격이 너무 좁아 타구 사고가 쉽게 발생한 경우라면 설계자와 골프장에 대해서도 당연히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다. 동반자의 경우 샷을 하는 골퍼보다 뒤쪽에 있어야 함에도 무심코 앞에 서 있는 상태에서 부상을 입었다면 피해자의 과실도 있어 과실상계가 될 것이다.
타구 사고에서 유의할 사항은 샷을 한 골퍼는 민사상의 손해배상 책임뿐 아니라 형사상 과실치상죄도 성립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경기보조원의 경우는 자신의 업무수행 중 발생했으므로 업무상 과실치상죄가 성립된다. 해당 골퍼는 규칙을 지키면서 경기를 하는 등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타구 사고가 발생했다면 과실치상죄가 성립되지는 않는다.
몇 가지 판례가 있다. 한 골퍼는 무리한 스윙을 하다가 왼발이 뒤로 빠지면서 등 뒤 8m 지점에 서 있던 경기보조원을 볼로 맞혀 다치게 했다. 이 사안에서 가해 골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볼을 치는 등 주의 의무를 현저하게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즉 골퍼는 다른 사람이 다칠 수 있음을 알고 주위를 살펴 사고를 방지할 의무가 있다는 의미다. 권투나 유도처럼 상대방의 신체적 상해가 예상되는 스포츠는 피해자의 승락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될 여지가 있으나 골프에서는 경기보조원이 자신의 부상을 예상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 골프연습장에서 연습을 하다 옆의 골퍼에게 부상을 입힌 경우 그 책임을 부인한 판시가 있다. 다운스윙을 하다가 풀스윙을 하지 않고 다시 백스윙을 하는 과정에서 풀스윙을 예상하고 뒤쪽으로 지나가던 사람이 다친 일이다. 규정타석에서 연습에 집중한 골퍼에게는 인기척 없이 뒤로 지나가는 사람을 미리 발견할 주의 의무는 없다고 본 것이다. 반면 스윙을 멈추지 않으면 타석 뒤쪽을 지나갈 수 없을 만큼 공간을 좁게 만든 연습장 측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판시했다.
어떤 종류든 타구 사고는 얼룩을 남기게 된다. 경기보조원의 지시에만 의존하기보다 골퍼 스스로 안전주의 의무에 집중해야 모두가 사고 없는 즐거운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김승열 법무법인 양헌 온라인 리걸센터대표·카이스트 겸직교수
라운드 중 경기보조원(캐디)이 샷을 해도 좋다고 해서 쳤는데 이 볼이 앞 팀의 골퍼나 앞에 서 있는 동반자에게 맞아 다친 경우라면 볼을 친 골퍼의 책임은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에도 앞 팀이 안전한 거리를 벗어났는지 확인할 의무 또는 동반자를 안전하게 피하도록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봐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물론 피해자에 대해 배상을 한 후에 해당 경기보조원에 대해 책임의 일부를 구상할 수는 있다. 경기보조원 역시 자신의 업무상 안전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경우에 경기보조원이 일하는 골프장의 책임은 어떨까. 이 부분은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다. 대법원은 경기보조원은 골프장의 근로자가 아니라 단지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로 보기 때문이다. 현행 판례에 따르면 골프장이 경기보조원에 대해 업무상 지휘감독권한 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는 부분이 다소 애매하다. 하지만 골프장이 경기보조원에 대해 사실상의 지휘감독 등을 행한다면 당연히 골프장에 대해서도 사용자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골프장 설계상의 이유로 앞 팀이 제대로 보이지 않거나 그 간격이 너무 좁아 타구 사고가 쉽게 발생한 경우라면 설계자와 골프장에 대해서도 당연히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다. 동반자의 경우 샷을 하는 골퍼보다 뒤쪽에 있어야 함에도 무심코 앞에 서 있는 상태에서 부상을 입었다면 피해자의 과실도 있어 과실상계가 될 것이다.
타구 사고에서 유의할 사항은 샷을 한 골퍼는 민사상의 손해배상 책임뿐 아니라 형사상 과실치상죄도 성립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경기보조원의 경우는 자신의 업무수행 중 발생했으므로 업무상 과실치상죄가 성립된다. 해당 골퍼는 규칙을 지키면서 경기를 하는 등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타구 사고가 발생했다면 과실치상죄가 성립되지는 않는다.
몇 가지 판례가 있다. 한 골퍼는 무리한 스윙을 하다가 왼발이 뒤로 빠지면서 등 뒤 8m 지점에 서 있던 경기보조원을 볼로 맞혀 다치게 했다. 이 사안에서 가해 골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볼을 치는 등 주의 의무를 현저하게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즉 골퍼는 다른 사람이 다칠 수 있음을 알고 주위를 살펴 사고를 방지할 의무가 있다는 의미다. 권투나 유도처럼 상대방의 신체적 상해가 예상되는 스포츠는 피해자의 승락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될 여지가 있으나 골프에서는 경기보조원이 자신의 부상을 예상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 골프연습장에서 연습을 하다 옆의 골퍼에게 부상을 입힌 경우 그 책임을 부인한 판시가 있다. 다운스윙을 하다가 풀스윙을 하지 않고 다시 백스윙을 하는 과정에서 풀스윙을 예상하고 뒤쪽으로 지나가던 사람이 다친 일이다. 규정타석에서 연습에 집중한 골퍼에게는 인기척 없이 뒤로 지나가는 사람을 미리 발견할 주의 의무는 없다고 본 것이다. 반면 스윙을 멈추지 않으면 타석 뒤쪽을 지나갈 수 없을 만큼 공간을 좁게 만든 연습장 측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판시했다.
어떤 종류든 타구 사고는 얼룩을 남기게 된다. 경기보조원의 지시에만 의존하기보다 골퍼 스스로 안전주의 의무에 집중해야 모두가 사고 없는 즐거운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김승열 법무법인 양헌 온라인 리걸센터대표·카이스트 겸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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