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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죄를 짓고 해외로 도망친 범죄인들을 잡는 일이 한층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가 전 세계 185개국이 속한 '국제연합 초국가적 조직범죄방지협약(UNTOC)'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6일 법무부에 따르면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5일 미국 유엔 본부에서 소아레스 유엔법률국 사무차장에게 UNTOC와 3개 부속 의정서에 대한 우리나라 정부의 비준서를 기탁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UNTOC의 186번째 당사국이 됐다.
UNTOC는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범죄에 가입국이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맺은 협약이다. 유엔 부패방지협약과 더불어 초국가적 범죄 척결과 관련한 가장 중요한 협약으로 평가된다.
UNTOC 가입으로 국내에서 죄를 지은 사람이 다른 185개 가입국에 도망칠 경우 그를 잡기 위한 범죄인 인도와 형사사법 공조가 가능하게 됐다. UNTOC 가입국은 미국·중국·영국 등은 물론 바티칸 시국, 뉴질랜드령 니우에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등도 망라하고 있어 범죄인 입장에서는 해외에 숨을 곳이 현저히 줄어드는 셈이다. 국제적인 형사사법 공조가 이뤄지는 범죄는 주로 마약·보이스피싱·인신매매 등에 초점이 맞춰진다.
법무부 관계자는 "UNTOC 가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형법에 인신매매죄를 신설하고 범죄단체조직죄를 가다듬는 등 초국가적 범죄 척결을 위한 법률적 기반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효과도 있다"며 "앞으로 UNTOC를 잘 활용해 해외 도피 사범 검거·인도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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