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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남자' 시미즈 "이보미 성공비결은 몰입"

3년째 캐디 호흡… 11승 합작

이보미 캐디 시미즈 시게노리
이보미의 캐디 시미즈 시게노리(왼쪽)가 경기 중 이보미와 코스공략을 놓고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제공=르꼬끄골프

일본 언론들은 이보미(27)의 성공을 "'팀 이보미'의 승리"라고 평가한다. 캐디와 코치, 트레이너, 용품업체 직원 등이 팀 이보미의 구성원이다. 팀 이보미의 체계적인 지원과 이들의 조언을 절대적으로 믿고 그대로 플레이에 옮기는 이보미의 성실함이 일본프로골프 사상 한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2억3,000만엔·약 21억7,000만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보미와 3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캐디 시미즈 시게노리(41·일본)는 팀 이보미의 핵심이다. 이보미가 가는 곳에는 항상 그가 있다. 시즌 전 미국 전지훈련에도 동행했다. '여왕의 남자'인 셈이다. 그는 캐디로 처음 나선 지 20년째인 올해 두 권의 책을 쓰기도 했다. 그중 하나의 제목은 '프로골퍼도 모르는 우승청부사 캐디의 비밀메모'다.

우승청부사 시미즈를 4개 투어 대항전 더퀸즈 대회장인 일본 나고야의 미요시CC에서 지난 6일 만났다. 1996년 대학 선배의 골프백을 메며 캐디생활에 뛰어들었다는 시미즈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다니구치 도오루,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우에다 모모코 등의 캐디로 일했다. 2007년 도오루의 캐디를 맡는 한편 남자 대회가 없는 주에는 우에다의 백을 멨는데 두 선수 모두 그해 상금왕이 되면서 시미즈는 '스타 캐디'로 통하기 시작했다.

이보미는 2011년 JLPGA 투어 데뷔 후 통산 15승을 쌓았는데 그중 11승을 시미즈와 합작했다. 올 시즌 승수만도 7승이다. 낮게 날아가다 훅이 나는 실수가 종종 있었던 이보미는 드라이버 로프트를 10.5도로 높이고 부드러운 샤프트로 교체하면서 왼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훅을 바로잡았다. 왼쪽 러프에 빠지는 일이 확연히 줄어들자 스코어도 줄었다. 정교해진 퍼트는 동료들이 인정할 정도다. 일본이 이보미의 경쟁선수로 꼽는 나리타 미스즈(일본)는 "올 시즌 이보미의 버디 퍼트는 홀 앞에서 멈춘 적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4~5m 퍼트 성공률이 부쩍 높아졌다는 게 시미즈의 설명. 어드레스 뒤 스트로크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던 버릇을 버리고 한 번 마음을 정한 이상 확신을 갖고 바로 치는 방식을 몸에 익혔다.



시미즈는 이보미의 성공비결을 '몰입'에서 찾았다. "한 번 연습을 하더라도 완전히 몰입해서 하는 겁니다." 완전한 몰입을 위해 경기 직전 연습그린에 들어서는 시간까지 스스로 정해놓고 어기는 법이 없다. 이보미는 매 대회 티오프 55분 전을 정확히 맞춰 연습그린에 등장, 롱 퍼트-어프로치 샷-쇼트 퍼트 순으로 연습한다. 이런 루틴은 시미즈가 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미즈가 2013년부터 지켜본 이보미는 완벽주의자다. 시미즈는 "샷 전에 조금이라도 불안한 마음이 있으면 실수가 나오더라. 그래서 샷 직전까지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눈다"고 했다. 일본어가 많이 서툴렀던 데뷔 초부터 이보미는 일본어와 몸짓으로만 시미즈와 대화했다고 한다. 현지언어를 빨리 배워야만 투어에 적응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시미즈는 그러나 샷 바로 직전에는 반드시 짧은 한국어를 건네 긴장을 누그러뜨린다. "우리의 대화는 항상 '괜찮아요'라는 저의 한국어로 끝납니다."

시미즈는 "이보미는 일본 투어의 역사를 바꿨다. 그 옆에 있을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이보미가 '이제 필요 없어요'라고 할 때까지 캐디로 함께 일하고 싶다"고 했다. 올 시즌 JLPGA 투어 상금랭킹 5위 안에 일본선수가 한 명도 없었던 데 대해서는 "이보미는 성실하게, 집중해서 연습한다. 일본도 힘을 내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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