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에 동의한다는 전제 하에, 우리 인간은 두 발로 걷는 대형 '유인원'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단순한 유인원이 아니다. 인간과 유인원의 차이로 직립보행과 도구 제작 등을 거론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차이는 인지능력에 의한 '문화'를 갖는다는 점이다. 특히 정신 속에 존재하는 가상의 세계를 상정하는 종교와 스토리텔링, 이 두 가지는 인간 만의 독특한 인지활동이다. 이런 문화적 행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큰 뇌'이다. 큰 뇌를 유지하려면, 보다 정확히는 뇌 크기를 증가시키려면 식량 채집이 늘어나야 하고 음식을 먹고 소화시킬 수 있는 섭식 시간이 길어져야 한다. 이 전제가 확보돼야만 진화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진화심리학자인 저자는 여러 유인원 가운데 '어떤 종이, 어떻게 인간이 되었는가?'라는 그다지 획기적이지 않은 주제를 갖고 뇌 크기와 시간의 분배라는 나름의 독창적 방식으로 접근해 분석했다. 뇌의 크기가 사회적 관계망의 크기를 결정짓고 인간은 사회적 유대를 통해 공동체를 복잡하게 키워나가면서 더 발달한 뇌를 갖게 됐다는 주장이 흥미롭다. 1만9,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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