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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간판보다 실속' 중견기업에 몰리는 청년들

최근 중견기업 입사를 희망하는 청년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서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성장성이 높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입사 경쟁률이 100대1을 넘나드는 곳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견기업의 경쟁률이 치솟는 이유는 경기침체에 따른 취업난 탓이 클 것이다. 하지만 해외 유학파나 명문대 졸업생을 포함한 젊은 구직자들이 안정적인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을 마다하고 성장 가능성을 찾아 중견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은 여러모로 반가운 현상이다. 화장품 업체 코스맥스나 자동차부품 업체 명화공업 등은 전형적인 기업간거래(B2B) 업체로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음에도 성장성에 주목한 구직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단지 간판을 따지기보다 성취감과 자아실현 같은 실속을 더 중시하는 채용시장 변화를 반영하는 셈이다.

주목할 것은 인재를 끌어들이는 중견기업들의 면면이다. 코스맥스는 세계 인구 20명 중 1명이 사용할 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갖췄으며 한국콜마는 모든 직원에게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석·박사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다. 많은 중견기업이 쓸 만한 인재가 없다며 한탄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탄탄한 기술력과 대기업 못지않은 복지제도야말로 돋보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한 취업 사이트가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공기업과 대기업의 선호도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고 한다. 규모가 작더라도 비전과 성취감을 만들어주고 정당한 대우만 뒷받침된다면 청년들이 몰려갈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얘기다. 젊은 세대도 이제는 마음에 드는 일자리가 없다며 울상만 짓지 말고 자신의 적성에 맞춰 꿈을 펼칠 곳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모처럼 조성된 채용시장 변화를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구조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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