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음악에서 지휘자는 크게 오케스트라와 합창 지휘자 둘로 나뉜다. 레퍼토리에 따라서 오케스트라와 합창이 함께 하는 경우가 많지만 엄밀히 말해 이 두 장르는 엄격히 구분되어야 마땅하다. 그럼 지휘자의 역할은 무엇일까 ?
사전적으로 지휘자는 일정한 박자에 맞춰 악단 전체의 연주 속도를 조절하고 각 악기의 연주가 서로 어울리게 만드는 기술적인 역할과 연주 하고자 하는 작품을 선택하고 그 작품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결정하는 예술적 역할로 나뉜다.
먼저 기술적인 면을 보자.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의 입장에서 볼 때 지휘자는 그저 멋있게 손을 흔들고 있는 사람으로 보여지거나 혹은 악단 연주에 숟가락만 얹어 무임승차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럼 만약 지휘자가 없다면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어떻게 될까. 지금은 은퇴한 우리나라의 유명 지휘자 한분이 청중 앞에서 이것을 직접 실험해 본적이 있다고 한다. 곡목은 브람스 교향곡 1번 4악장. 이곡은 현악기 연주자들이 현을 조심스럽게 뜯으면서 시작해 점점 소리가 커지고 박자가 빨라지는 곡이다. 지휘자는 지휘봉을 내려놓고 뒷짐을 졌고 80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각자가 느끼는대로 연주를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안가 바로 음악이 서로 엉켜버려 엉망이 되고 말았다. 지휘자는 "자! 보셨죠 저 그렇게 놀고 먹는 사람 아니랍니다" 라고 이야기 해 청중의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악보에 기재되어 있는 곡의 빠르기와 크기만을 조절하는 것으로도 지휘자는 절대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둘째 예술적인 면은 어떨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클래식 페스티벌 중 예술의 전당 '교향악 축제'가 있다. 2009년 이 축제의 개막공연에, 연주하기로 한 모 시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가 몸이 좋지 않아 무대에 서지 못했다. 그리고 그를 대신해 갑자기 다른 객원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았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 청중은 이날 이 오케스트라의 평소에 들을 수 없었던 완전히 다른 색채의 연주를 들었다고 한다. 이것은 연주 실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오케스트라가 다른 지휘자를 만났을때 만들어 내는 또 다른 음악의 색깔을 의미하는 것이다.
오페라는 최고의 지휘자만이 완벽하게 소화해낼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 이유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지휘하며 무대위에서 노래하는 솔리스트와 합창단, 무용수, 연기자들까지 모두를 아우러야 하기 때문이다. 오페라의 '총보', 즉 지휘자 악보에는 오케스트라의 각 악기들과 성악 솔리스트들 그리고 합창(합창의 각 성부) 등 정말 많은 음표들과 심지어 가사까지 기재돼있다. 지휘자는 이 악보를 토대로 연주자와 갈등 없이 음악적 표현을 요구하고 공연을 이끌어가야 하는 선장인 것이다.
명 지휘자 툴리오 세라핀이 밀라노 스칼라 극장 어느 오페라 드레스 리허설을 시작하기전 모든 출연진을 모아 놓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우리는 이 무대위의 음악을 위하고 노래하는 모든 성악가를 위해 존재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한 뒤 연습을 시작했고 그의 인품과 지휘로 모두를 감동시켜 실제 공연까지 최고의 결과를 낳았다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그 공연에 솔리스트로 참여했던 나의 스승 테너 후안 온시나에게 직접 들었다. 어느 분야에서건 실력과 인품이 함께 갖추어질 때 비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고 그 자리를 빛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테너)
사전적으로 지휘자는 일정한 박자에 맞춰 악단 전체의 연주 속도를 조절하고 각 악기의 연주가 서로 어울리게 만드는 기술적인 역할과 연주 하고자 하는 작품을 선택하고 그 작품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결정하는 예술적 역할로 나뉜다.
먼저 기술적인 면을 보자.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의 입장에서 볼 때 지휘자는 그저 멋있게 손을 흔들고 있는 사람으로 보여지거나 혹은 악단 연주에 숟가락만 얹어 무임승차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럼 만약 지휘자가 없다면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어떻게 될까. 지금은 은퇴한 우리나라의 유명 지휘자 한분이 청중 앞에서 이것을 직접 실험해 본적이 있다고 한다. 곡목은 브람스 교향곡 1번 4악장. 이곡은 현악기 연주자들이 현을 조심스럽게 뜯으면서 시작해 점점 소리가 커지고 박자가 빨라지는 곡이다. 지휘자는 지휘봉을 내려놓고 뒷짐을 졌고 80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각자가 느끼는대로 연주를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안가 바로 음악이 서로 엉켜버려 엉망이 되고 말았다. 지휘자는 "자! 보셨죠 저 그렇게 놀고 먹는 사람 아니랍니다" 라고 이야기 해 청중의 웃음이 터졌다고 한다. 악보에 기재되어 있는 곡의 빠르기와 크기만을 조절하는 것으로도 지휘자는 절대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둘째 예술적인 면은 어떨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클래식 페스티벌 중 예술의 전당 '교향악 축제'가 있다. 2009년 이 축제의 개막공연에, 연주하기로 한 모 시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가 몸이 좋지 않아 무대에 서지 못했다. 그리고 그를 대신해 갑자기 다른 객원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았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 청중은 이날 이 오케스트라의 평소에 들을 수 없었던 완전히 다른 색채의 연주를 들었다고 한다. 이것은 연주 실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오케스트라가 다른 지휘자를 만났을때 만들어 내는 또 다른 음악의 색깔을 의미하는 것이다.
오페라는 최고의 지휘자만이 완벽하게 소화해낼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 이유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지휘하며 무대위에서 노래하는 솔리스트와 합창단, 무용수, 연기자들까지 모두를 아우러야 하기 때문이다. 오페라의 '총보', 즉 지휘자 악보에는 오케스트라의 각 악기들과 성악 솔리스트들 그리고 합창(합창의 각 성부) 등 정말 많은 음표들과 심지어 가사까지 기재돼있다. 지휘자는 이 악보를 토대로 연주자와 갈등 없이 음악적 표현을 요구하고 공연을 이끌어가야 하는 선장인 것이다.
명 지휘자 툴리오 세라핀이 밀라노 스칼라 극장 어느 오페라 드레스 리허설을 시작하기전 모든 출연진을 모아 놓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우리는 이 무대위의 음악을 위하고 노래하는 모든 성악가를 위해 존재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한 뒤 연습을 시작했고 그의 인품과 지휘로 모두를 감동시켜 실제 공연까지 최고의 결과를 낳았다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그 공연에 솔리스트로 참여했던 나의 스승 테너 후안 온시나에게 직접 들었다. 어느 분야에서건 실력과 인품이 함께 갖추어질 때 비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고 그 자리를 빛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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