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하남 미사지구가 잇따른 아파트 분양 성공에 힘입어 인근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를 추격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강동 고덕과 하남 미사는 서로 인접해 있는 데다 지하철 5호선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비교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 아파트 분양가를 보면 서울 강동 고덕지구가 3.3㎡당 600만원 가량 앞서 있다. 한 전문가는 "아파트 값은 고덕지구가 하나 미사 보다 앞설 수 밖에 없다"며 "관건은 하남 미사가 얼마나 고덕지구와의 가격 차를 좁히는 것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상승 폭 면에서는 하남 미사가 앞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롭게 바뀌는 고덕과 미사지구 = 서울 고덕지구는 고덕시영과 고덕 주공1~7단지를 아우르는 곳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재건축이 추진돼왔다. 1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단지들은 경기 침체로 재건축 사업이 지체되다가 최근 부동산 경기가 호전되자 모든 단지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체 재건축이 완료되면 기존 1만 900가구에서 1만 8,789가구로 70%가량 늘어난 미니신도시급 지구로 거듭나게 된다. 이 지역 호재로는 지하철 9호선 고덕역(예정) 연장과 고덕상업업무 복합지구 개발이 있다.
하남 미사 역시 신도시급의 택지지구로 하남시 망월동·풍산동·선동·덕풍동 일대 546만 3,000㎡에 조성되는 보금자리 시범지구다. 총 3만 7,0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으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까지 2만 3,205가구가 공급됐다. 오는 2018년 지하철 5호선 연장구간(강일역~미사역)이 개통될 예정이다.
◇ 주요 단지 올 들어 3,000만~4,000만원 상승 = 재건축과 개발 호재 등으로 고덕지구와 미사지구의 가격도 뛰고 있다. 고덕 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아이파크' 84㎡(전용면적)는 연초 6억7,000만원 선에서 현재 7억원 가량으로 3,000만원 가까이 뛰었다. 하남 미사도 '미사강변푸르지오' 등 주요 민영 아파트 위주로 3,000만~4,000만원 상당의 프리미엄이 붙어있다.
이런 가운데 미래 집값의 바로 미터 중 하나인 새 아파트 분양가는 고덕지구가 3.3㎡당 2,000만원 내외다. 하남 미사는 1,400만원 대로 3.3㎡당 600만원 가량 차이가 나고 있다. 종전 분양된 새 아파트의 경쟁률을 보면 하남 미사가 앞서 있다.
실제로 하남 미사의 단지들은 계약이 모두 단기간에 끝나는 것과 달리 고덕지구에서 분양은 다소 더디다. 지난해 4월 분양한 고덕 래미안 푸르지오 1차는 미분양 소진까지 1년 넘게 걸렸으며, 최근 분양한 '고덕숲 아이파크'도 평균 경쟁률 5.6대 1을 기록하고도 일부 가구가 아직 미분양으로 남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하남 미사에서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되고 상업지역 조성이 완료되면 가격이 좀 더 오르면서 두 지역의 간격이 좁혀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고덕지구는 학군과 교통이 좋지만 재건축인 만큼 용적률이 높아 단지 쾌적성이 상대적으로 하남 미사보다 떨어지는 등 각자의 장단점이 있다"며 "다만 하남 미사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만큼 상승 여력은 좀 더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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