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 참사 이래 무슬림을 목표로 한 미국에서의 첫 공격이다. 17일 지역 신문인 오스틴 아메리칸 스테이츠맨에 따르면, 플루거빌 이슬람 센터 회원들은 16일 오전 5시 55분께 아침 기도를 하러 왔다가 모스크 출입문 쪽에 쌓인 엄청난 양의 인분과 찢어진 꾸란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미국 이슬람관계위원회는 모스크에 자행된 폭력을 무슬림을 겨냥한 증오범죄로 규정하고 사법 당국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오스틴은 보수적인 텍사스 주에서도 가장 자유분방하고 차별 없는 포용과 다양성을 표방한 지역으로, 많은 무슬림이 거주한다. 그러나 파리에서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영향을 받은 테러범들이 저지른 테러로 이슬람에 대한 공포와 반감(이슬라모포비아)이 오스틴을 휩쓸지 않을까 걱정하는 무슬림이 늘고 있다.
공화당의 텃밭으로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색채를 띠는 텍사스 주는 최근 이슬라모포비아로 언론의 중심에 섰다. 댈러스 인근 어빙의 한 고교에 다니던 수단 이민자 가정의 2세 아흐메드 모하메드는 조립한 시계를 학교에 가져가 선생님께 자랑하려다가 폭탄을 제조한 혐의로 경찰 유치장에 갇히고 정학 처분을 받았다. 5월에는 댈러스 외곽 도시 갈랜드에서 이슬람 선지자 모하메드 만평 전시회장 테러를 기도한 두 명의 무슬림 청년이 경찰에 사살되기도 했다.
이슬람 단체 지도자들은 그레그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가 다른 27개 주지사와 합세해 시리아 난민을 주 내에 수용하지 않기로 발표한 것을 두고 분열적인 정책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시리아 난민을 받지 않겠다는 주가 미국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고,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모스크 감시·폐쇄 발언이 이어지면서 이슬람 공포 분위기는 확산하는 형국이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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