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물류 중심지를 표방한 송도신도시가 올해 들어 아파트 값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기적 전망'은 밝은 편이지만 지은 지 10년여가 넘었고 주변에 새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는 등 집값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악재들도 적지 않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송도신도시가 위치한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아파트 3.3㎡당 현 시세는 최고점 대비 73%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송도 신도시 아파트 값은 3.3㎡당 기준으로 지난 2007년 1,721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2013년 1,218만원까지 하락했고 최근 들어 가격이 오르면서 1,260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간 상승률을 보면 전년 대비 2014년 0.9%, 2015년 11월 현재 2.5% 올랐다.
이 같은 상승률은 타지역에 비하면 낮다. 전세 수요의 매매 수요 전환이 이어지면서 수도권의 많은 지역이 11월을 기준으로 최고가 기록을 새롭게 수립하고 있어서다.
개별 단지 거래 사례를 봐도 2008년 금융위기 이전과 가격 차가 제법 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송도신도시에서 가장 입지가 좋은 편에 속하는 '송도금호어울림'의 전용 84㎡형은 2007년 5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8년여가 흐른 9월에는 3억8,000만원에 실거래가가 신고되며 2억원 가까이 가격이 하락했다. '아이파크 송도' 전용 84㎡형 역시 같은 기간 5억9,500만원에서 4억2,200만원으로 가격이 급락한 상황이다.
송도신도시 아파트 값이 동북아 물류 중심지에 걸맞게 성장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입주한 지 10년여가 지나면서 오래된 아파트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가로 가격 상승을 이끌 호재가 뚜렷하지 않다. 여기에 시흥 배곧신도시 등 주변에 새 아파트 공급도 이어지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앞으로도 송도신도시에 업무지구가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볼 수 있지만 과거의 시세를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시흥 배곧신도시 등 주변에 주택 공급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서울 접근성이 좋지 않아 외부 수요자들이 유입될 만한 호재가 마땅치 않다"고 분석했다.
김재언 KDB 부동산세무팀장은 "송도는 처음 들어설 때만 해도 동북아 물류의 중심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금융 위기 이후로는 개발 계획들이 하나둘씩 무너지며 가격이 급락한 곳"이라며 "앞으로도 단기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지역으로 추가적인 개발 호재에 따라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순구기자 soon9@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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