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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저는 미술공부가 처음인데요..."

24일 조은정 교수의 현대미술 강좌 고척고서 열려<br>아이디어가 작품인 현대미술, 민주사회에서 꽃피워

조은정(사진)한남대 교수가 24일 고척고등학교 미술실에서 현대미술을 주제로 한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현대미술은 교훈과 의미를 담기보다는 작가의 아이디어를 예술적인 기법으로 풀어내는 게 핵심이랍니다. 구상보다는 추상이 그리고 정형화된 틀 보다는 다양한 비정형적인 형태로 등장하게 되죠. 최근에는 소리만으로 작품을 만들어내기도 하지요.”

24일 오전 10시 20분. 고척도서관 미술실에는 수학능력시험을 마친 고3 학생들이 조은정(사진) 한남대 교수의 고인돌 강좌 ‘미술작품을 보는 것은 인생을 배우는 것’을 듣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운영하고 KT가 후원하는 청소년과 시민들을 위한 고전인문 아카데미로 올해 3회째다. 이날 강좌는 고척도서관의 지역학교 후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조 교수는 미술작품은 역사적 맥락에서 인간과 사회를 배울 수 있는 도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고대 미술에서부터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미술과 친해지는 법을 소개했다. 그는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를 보면서 현대미술의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설명했다. “당시에는 벗은 여자를 묘사한 작품은 비너스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그림 중앙에 벗은 여자가 앉아서 정면을 똑바로 보고 있죠. 엄청난 파격이었어요. 그래서 살롱전 심사위원들이 그림을 당장 찢어버리라고 했던 작품이랍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외설의 관점이 아니라 어둠과 빛을 설명하는 그림으로도 볼 수 있어요. 옷을 입은 것은 어둠, 옷을 벗은 곳은 빛이라는 해석이지요. 그림 속에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이 작품은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기도 하지요.”

조 교수는 피카소, 몬드리안을 거쳐 추상화의 대표작가 잭슨 폴록, 비디오 아트의 대표작가 백남준, 설치미술가 조지 시걸, 미니멀아티스트 댄 플래빈 등 현대미술 작가들의 주요 작품을 소개하면서 시각과 후각까지 작품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현대미술의 세계로 학생들을 이끌었다. 대학입학을 앞둔 학생들은 평소 학교에서 접해보지 않았던 미술강의에 흥미를 느끼면서 알 듯 모를 듯 한 현대작품에 대한 이해를 넓혀갔다.

조 교수는 “상상 이상의 아이디어, 그 자체가 예술이 되는 현대미술은 민주주의 사회이기에 가능하답니다”이라며 “미술은 사회를 담고 있는 그릇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회가 자유로우면 미술작품도 다양하고 자유분방해지겠지만 반대로 사회가 경직되어 있다면 미술작품도 경직될 수 밖에 없다”면서 그림과 사회의 관계를 설명했다.

한편, 올해 3회째인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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